올해 자동차 시장의 키워드는 SUV가 될 전망이다. 국산·수입차 업체 모두 SUV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SUV는 승용차에 버금가는 승차감에 고급스러움을 입히고, 실용성과 안전성까지 충실하다.

이 가운데 두 브랜드의 행보가 흥미롭다. 바로 소형 SUV를 새롭게 출시하는 재규어와 볼보차다. 가격대는 4000만~5000만원대다.

◆ 재규어 E-페이스 vs 볼보차 XC40…소형 SUV로 판매량 극대화한다

재규어 E-페이스. / 재규어 제공
재규어 E-페이스. / 재규어 제공
그동안 재규어 제품군 중 SUV는 'F-페이스'뿐이었으나 올해는 'E-페이스'라는 소형 SUV가 추가된다. 재규어가 세단 일색의 제품 구성에서 벗어나 SUV 제품군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셈이다. E-페이스의 국내 출시 시기는 1분기 쯤으로 예상된다.

재규어의 E-페이스는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도로에 낮게 깔리는 디자인으로 '스포츠카'라는 재규어 특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 SUV라면 형제 브랜드인 랜드로버와 차별화를 이룰 수 없어서다. 지난해 랜드로버는 국내에서 1만대가량 팔렸다 .

재규어는 2017년 4125대를 판매, 8.6% 성장했다. 수입차 전체가 3.5% 성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함 셈이다.

2017년 SUV F-페이스 판매량은 1084대로, 전체 4125대에서 26.3%의 비중을 차지했다. 재규어 SUV의 잠재력이 꽤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볼보차는 2017년 6604대로 2016년 5206대 대비 26.9% 상승해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첨단 안전장치가 담기고, 디자인이 개선되면서 분위기가 완전 반전된 덕분이다. 볼보차는 한동안 자금 문제로 부침을 겪었으나, 중국 지리자동차에 피인수된 후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돼 높은 제품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SUV 위주로 제품군이 재구성된 점도 주효했다. 볼보차의 새로운 시대를 알린 플래그십 'SUV XC90'이 국내외에서 꽤 좋은 반응을 얻었고 2017년에는 주력 중형 SUV XC60의 2세대 신형이 등장했다.

볼보차 XC40. / 볼보차 제공
볼보차 XC40. / 볼보차 제공
XC40은 볼보차가 처음 선보이는 소형 SUV다. 이 차를 위해 볼보차는 소형차 전용 신세대 플랫폼 CMA(콤팩트 모듈러 아키텍처)를 새로 개발했다. 작은 차체지만 높은 실용성, 볼보 고유의 안전성이 장점이다. 왜건 등에 강점을 보여온 볼보차의 노하우도 담았다. XC40의 디자인은 최신 볼보 기조를 유지한다. XC40의 국내 출시 일정이 2분기 쯤으로 잡혀있다.

◆ 제원 비교해보니, 크기·성능 모두 대동소이

E-페이스는 길이 4395㎜, 너비 1984㎜, 높이 1649㎜, 휠베이스 2681㎜의 크기다. XC40은 길이 4425㎜, 너비 1863㎜, 높이 1652㎜, 휠베이스 2702㎜다. XC40의 공간이 더 넓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무게는 E-페이스가 1832㎏(D240), 볼보차 XC40는 2250㎏(D4)다. E-페이스의 경우 가볍고 강한 알루미늄 차체를 적용한 덕분에 무게도 줄일 수 있었다. 이 경우 연료효율에 큰 도움이 된다.

재규어 E-페이스 실내. / 재규어 제공
재규어 E-페이스 실내. / 재규어 제공
E-페이스는 해외에서 디젤 3종, 가솔린 2종으로 구성된다. 모두 재규어의 최신 인제니움 2.0리터 엔진을 장착하는데, 세팅에 차이를 둬 출력 등이 다르다. 가장 낮은 등급인 디젤 D150는 최고출력 148마력, 최대토크 38.7㎏·m를 낸다.

D180 177마력(43.8㎏·m), D240 237마력(51.0㎏·m)를 보였다. 가솔린은 P250과 P300이다. 각각 245마력(37.2㎏·m)과 296마력(40.8㎏·m)의 성능이다. 변속기는 자동 9단이다. 정확한 연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풀타임 사륜구동을 얹어, 주행 안정성을 높인 점도 돋보인다.

XC40은 디젤 1종과 가솔린 1종이 준비됐다. 역시 모두 2.0리터 엔진이다. 주력은 디젤인 D4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을 확보했다. 가솔린 T5는 247마력, 35.7㎏·m을 발휘한다. 향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도 추가할 것이라는 게 볼보 방침이다.

볼보차 XC40 실내. / 볼보차 제공
볼보차 XC40 실내. / 볼보차 제공
변속기는 자동 8단이다. 아직 국내 출시를 위한 연비는 신고되지 않았다. E-페이스와 마찬가지로 풀타임 사륜구동을 장착한다. 안전과 주행성을 위한 선택이다.

◆ 가격은?…E-페이스 가솔린 5530만원부터, XC40 디젤 4000만원대

E-페이스 가격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와있는 상태다. 이 자료를 토대로 현재 국내 판매사(딜러)는 사전계약 등을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사 등에 따르면 E-페이스의 경우 가솔린 차량부터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P250으로 S, SE, R-다이내믹 SE 등 세가지 트림이다. P250 S의 가격은 5530만원이다. P250 SE 6070만원, P250 R-다이내믹 SE는 6470만원이다.

볼보 XC의 가격은 E-페이스보다는 낮을 전망이다. 특히 SUV 가격 책정은 동급의 승용차 대비 약간 높고, 세단 기준으로 상위 차급과 엇비슷한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해치백 V40의 현재 판매가격 3670만~433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 높고, 세단 S60의 4310만~4880만원과 거의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