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을 또다시 거절했다. 세계 4위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은 인수액을 상향 조정해 세계 3위 반도체업체 퀄컴을 재차 인수하려 했으나, 퀄컴은 이번 인수 제안액 역시 퀄컴 기업가치를 과소평가했다고 판단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퀄컴은 풀 제이콥스 퀄컴 회장 명의로 된 서한을 8일(현지시각)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냈다.

풀 제이콥스 회장은 서한에서 "브로드컴은 퀄컴의 가치를 과소평가했기에 이번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다"면서도 "브로드컴과 퀄컴의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찾기 위해 협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협상의 여지를 남겨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샌디에고에 위치한 퀄컴 본사 전경. / 퀄컴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샌디에고에 위치한 퀄컴 본사 전경. / 퀄컴 홈페이지 갈무리
애초 브로드컴은 2017년 11월 퀄컴에 1050억달러(약 114조4080억원)를 인수 금액으로 제시했다. 당시 브로드컴은 퀄컴 1주당 70달러(약 7만 6300원)를 인수액으로 제시했다. 퀄컴의 부채까지 껴안을 경우 인수액은 1300억달러(약 141조6480억원)로 올라간다.

하지만, 퀄컴 이사회는 "브로드컴이 퀄컴의 기업 가치를 과소평가"했다며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브로드컴은 퀄컴 이사회 교체 카드를 빼 들며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적대적 M&A는 한 쪽이 상대 기업의 의사와 무관하게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통 자사에 우호적인 주주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경영권 확보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퀄컴은 이마저 거부했고 브로드컴의 적대적 M&A 시도는 불발에 그쳤다.

브로드컴은 퀄컴에 1210억달러(약 131조8174억원, 주당 82달러・약 8만9000원)를 인수가로 다시 제안했다. 브로드컴은 퀄컴 부채 250억달러(약 27조2350억원)도 껴안기로 했다. 거래가 1년 이내에 끝나지 않을 경우 위약금도 부담하는 조건을 붙였다. 하지만 브로드컴은 또다시 퀄컴에 퇴짜를 맞았다.

로이터는 "퀄컴이 3월 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브로드컴이 제안한 이사회 구성을 받아들일지 투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