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출시된 구글 표준 스마트폰 최신 모델, 픽셀2와 픽셀2XL(이하 구글 픽셀2 시리즈)은 카메라 화질이 좋기로 소문 난 제품입니다. 해외 이미징 기기 성능 비교 사이트 DxO마크(DxOMark)에서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 점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구글 픽셀2 시리즈의 카메라 성능이 2월 중 진행될 기기 업데이트 후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구글 픽셀2 시리즈에 탑재된 사진 연산 장치 '비주얼 코어' 덕분입니다. 비주얼 코어는 사진 촬영 시 색상은 더욱 선명하게, 밝기는 자연스럽게 조절해주는 도우미 역할을 합니다.

구글 픽셀2. / 차주경 기자
구글 픽셀2. / 차주경 기자
원래 비주얼 코어는 구글 픽셀2 시리즈에 장착된 채 출시됐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과정을 거치느라 그 동안 쓸 수 없었습니다. 이 제한이 업데이트 이후 풀리는 것입니다.

구글 픽셀2 시리즈의 비주얼 코어는 기본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속 '향상된 HDR+(High Dynamic Range+)' 기능과 함께 작동합니다. HDR은 '사진을 어둡게·보통·밝게 촬영한 후 사진을 합성해 화질을 높이고 밝기를 조절하는 기술'입니다.

구글 픽셀2 시리즈뿐 아니라, 스마트폰 카메라라면 대개 HDR 촬영 기능을 지원합니다. 다만, HDR은 대개 사진 촬영 후 합성까지 시간이 다소 걸립니다. 일부 스마트폰 카메라는 HDR 효과가 떨어져 사용하나 마나인 경우도 있습니다.

구글 픽셀2 기본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내 HDR 설정. / 차주경 기자
구글 픽셀2 기본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내 HDR 설정. / 차주경 기자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 보면 시커멓게 나온다든지, 눈으로 본 색상과 다르게 찍힌다는지 하는 일이 잦습니다. 구글 픽셀2 시리즈에 적용된 비주얼 코어와 HDR이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까요? 어떤 효과를 낼까요?

같은 촬영 환경 하에서 ▲일반 ▲HDR+ ▲향상된 HDR+ 각각의 사진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예제 사진은 보정을 전혀 하지 않고 크기만 줄였습니다.

◆ 구글 픽셀2 비주얼 코어와 HDR+, 어두운 곳 '밝기' 더 밝게 표현

먼저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어보겠습니다. HDR의 효과가 '밝기'를 확보해주는 것이니까요.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어둡게 나오는 것은 기본, 어두운 만큼 빛을 확보하기 위해 셔터 속도가 길어지므로 사진이 흔들리기도 쉽습니다.

 

일반(위)/HDR+(가운데)/향상된 HDR+로 촬영한 사진. / 차주경 기자
일반(위)/HDR+(가운데)/향상된 HDR+로 촬영한 사진. / 차주경 기자
예제 사진을 보면 차이점이 바로 보입니다. 사진 속에 전등처럼 밝은 물체가 있다면, 스마트폰 카메라는 '촬영 환경이 밝구나'라고 생각하고 사진의 밝기를 일부러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맨 위 사진처럼 전반적으로 어두운 사진이 나옵니다. 전등이 밝은 만큼, 내부에 갈라진 틈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천정에 노이즈(자글거리는 점)는 덤입니다.

HDR을 사용하면 사진 밝기가 한결 밝아집니다. 그러면서도 전등 내부 갈라진 틈도 선명하게 묘사합니다. 천정 노이즈도 사라졌네요. 위 예제 사진에서는 일반 HDR과 HDR+의 화질 차이를 보기 어려운데요, 아래 예제를 보면 확실한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 밝은 부분 '화이트홀'도 HDR+가 해결

사진 촬영 시 밝기 조절에 실패하면 '화이트홀' 현상이 일어납니다. 사진 내 빛이 모이는 부분, 밝은 부분이 제대로 찍히지 않고 그냥 하얗게만 찍히는 현상입니다.

햇빛이 강한 날 야외에서 사진을 찍을 때, 맑은 날 풍경 사진을 찍을 때 화이트홀이 자주 일어납니다. HDR은 이 화이트홀도 해결해줍니다.

 

일반(위)/HDR+(가운데)/향상된 HDR+로 촬영한 사진. / 차주경 기자
일반(위)/HDR+(가운데)/향상된 HDR+로 촬영한 사진. / 차주경 기자
HDR은 화이트홀을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기능입니다. 어두운 사진, 일반 사진과 밝은 사진을 모두 사용하니까요. 위 예제 사진을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사진 가운데에서 살짝 오른쪽에 있는 나무, 그 나무 옆 창가를 주목하세요.

일반 사진 속 오른쪽 창가를 보면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습니다. HDR+ 사진을 보면 조금씩 피사체가 보이고, 향상된 HDR+ 사진을 보면 창 밖 나무까지 선명하게 찍힌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색상'도 한결 정확하게 표현

사진 밝기에 따라 색상도 조금씩 바뀝니다. 빛이 적당하면 가장 좋지만, 빛이 너무 많으면 색이 더 연하게 표현됩니다. 빨간 색이 분홍빛을 띠게 됩니다. 반대로 빛이 적으면 색이 어두워집니다. 노란색이 주황색에 가까워 보이는 식입니다.

역광(빛이 피사체 뒤에 있을 경우)에서도 색상은 자주 틀어집니다. 이 때 HDR을 사용하면 빛의 양이 너무 많거나 적은 상황에서도 한결 정확한 색상을 담을 수 있습니다.

 

일반(위)/HDR+(가운데)/향상된 HDR+로 촬영한 사진. / 차주경 기자
일반(위)/HDR+(가운데)/향상된 HDR+로 촬영한 사진. / 차주경 기자
위 예제 사진 3장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참고로 이 사진은 해질녘, 슬며시 어두워지는 순간 촬영한 사진입니다. 구글 픽셀2는 주변이 어둡다고 판단, 밝기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철제 난간과 건물 사이 하늘에 화이트홀이 살짝 일어났고, 난간의 색상도 실제보다 밝게 나왔습니다.

HDR을 켜면 색상이 한결 차분해지고, 해질녘 촬영한 것처럼 밝기와 색상이 제대로 표현됩니다. 철제 난간뿐 아니라 배경에 있는 나무, 석양 색상도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구글 픽셀2 시리즈에 탑재된 비주얼 코어, 그리고 비주얼 코어가 관여한 HDR+의 성능을 살펴봤습니다. 그밖에도 비주얼 코어는 구글 픽셀2의 HDR 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전력 소모량도 90% 줄여준다고 합니다.

비주얼 코어가 부럽다고요? 일반 스마트폰의 HDR 기능도 충분히 활용할 만합니다. 다만, 연산 시간이 다소 소요되며(1초 미만입니다) 제품에 따라 위 사진처럼 효과가 두드러지게 표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진 촬영 시에는 되도록 HDR을 항상 켜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구글 픽셀2 시리즈 사용자라면 더더욱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