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 스타트업 노하우 공유하자"...하드웨어얼라이언스 첫 행사

입력 2018.02.23 14:14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며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으며, 정부와 기관은 대기업과 투자기관들과 손잡고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제조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하드웨어(HW) 스타트업을 위한 행사나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국내 스타트업 관련 지원 사업이나 행사들은 대부분 소프트웨어(SW) 콘텐츠나 서비스 스타트업 중심이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위한 밋업 행사인 ‘하드웨어 얼라이언스’가 21일 열렸다. / 최용석 기자
3D 프린터 제작 및 온라인 3D 출력 서비스 전문기업 에이팀벤처스가 하드웨어 스타트업 관계자를 위한 밋업 행사인 '하드웨어 얼라이언스(Hardware Alliance)' 개최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이 회사는 2월 21일 저녁 7시 서울시 강남구 동그라미재단에서 하드웨어 얼라이언스의 첫 번째 행사를 열었다. 하드웨어 얼라이언스는 ▲국내 HW 스타트업 시장의 활성화 ▲ 업체 간 교류 ▲지원 및 투자 확대 기회 창출 등이 목표다.

첫 행사에서는 자리를 잡은 선도 업체의 사업 추진 노하우, HW 스타트업과 제조업체의 시너지 확보 방법 등을 공유하는 데 중점을 뒀다.

김혜연 엔씽 대표. / 최용석 기자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스마트팜 전문기업 엔씽의 김혜연 대표는 "HW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으려면 사업 초기 아이템 기획에서부터 시제품 개발까지는 최대한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의 유행과 그에 따른 수요는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시제품 개발이 늦으면 시장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다양하게 제공되는 각종 개발 도구나 플랫폼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내부 인력만으로도 빠르게 시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반면, 시제품이 완성되어 제품화 단계로 접어들 때는 최대한 신중히 움직여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출시 이후에도 쉽게 수정이 가능한 SW와 서비스 상품과는 달리, HW 제품은 출시 후에 오류 수정이 매우 어렵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게는 한 번의 실수가 그대로 재기 불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 외에도 김 대표는 한 두 가지 아이디어에만 몰두하지 않는 '유연함'과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길 때마다 시제품을 만들어보는 '계속된 도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첫 아이디어가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는 여러 아이템을 미리 준비해야 그중 하나라도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구정웅 바른전자 상무. / 최용석 기자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반도체 패키징 제품 전문기업 바른전자의 구정웅 상무는 "HW 스타트업이 제조 업체와 협업하기에 앞서 먼저 서로가 어떤 것을 가장 잘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작정 제조사를 찾아가 자사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것보다는, 어떤 분야에 특화된 지 파악하고, 가장 적합한 제조사를 찾아 접근해야 시행착오를 줄이고 양쪽 모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구 상무는 또 "소비자의 관점에서 제품을 개발하라"고 주문했다. 상당수 스타트업이 기획 및 개발자 중심으로만 제품을 생각해 실제 소비자들의 생각과 수요와는 거리가 먼 제품을 가지고 온다는 것이다.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소비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는 설명이다.

아이디어가 없으면 기존에 나온 각종 특허를 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특허만 출원하고 실제 제품 개발로 이어지지 않은 아이디어가 많기 때문에 기존의 특허들만 살펴봐도 제품 기획에 도움이 된다고 구 상무는 말했다.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맨 오른쪽)는 이번 하드웨어 얼라이언스를 정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최용석 기자
한편, 강연 이후에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자사 소개와 기획 및 아이디어 등을 선보이는 피칭 발표가 진행됐다. 고진 COACT 박사, 김정용 RIPURI 대표, 이신영 헬로긱스 대표, 정관선 창조인프라 대표, 김민철 아로룩스 대표 등이 각사 소개와 가장 자신 있는 기술 및 아이템 등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인 참가자들 간 네트워킹 시간도 마련됐다. 다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참석자가 행사 끝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남아 모처럼 마련된 네트워크 및 교류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번 하드웨어 얼라이언스 밋업 행사를 기획한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는 "과거 제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 중 하나였지만 요즘은 ICT 산업이 중심이 되면서 예전만큼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직접 스타트업을 이끄는 입장에서 국내에 HW 스타트업들을 위한 교류와 정보교환을 위한 기회가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다. 이번에 많은 분의 도움으로 결성한 하드웨어 얼라이언스가 국내 HW 스타트업에 힘을 실어주고, 나아가 국내 제조 분야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는 데 큰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얼라이언스 행사의 주요 참석자들. / 에이팀벤처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