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판매량·패널가·환율' 삼중고 시달리는 디스플레이…허리띠 졸라매기 나서

입력 2018.03.06 18:34 | 수정 2018.03.07 06:00

디스플레이 업계가 2017년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올 상반기 주력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삼중고를 맞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7일 전자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움츠러든 디스플레이 패널 업황은 하반기 들어서야 개선될 전망이다. TV용 패널의 경우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중소형 패널 역시 하반기 출시 예정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수요를 견인할 것이란 관측이다.

LG전자 2018년형 TV 신제품. / LG전자 제공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애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며 기대를 받았지만, OLED로 차별화한 아이폰텐(X)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역풍을 맞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 공급 비중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던 만큼 주력 생산기지인 충남 탕정 공장의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현지시각) 증권사 CLSA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과도하게 투자를 늘리면서 과잉생산 문제에 부딪혔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뒤늦게 시설투자 규모를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증권가에서는 2018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8조원까지 내다봤다가 최근 4조원대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생산 공장의 낮은 가동률에 설비 감가상각 규모를 고려하면 상반기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패널 생산에 드는 고정비용을 고려하면 애플뿐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를 확보해야 한다"며 "과잉 공급 상황은 신제품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되는 하반기를 앞두고 정상화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시장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체 매출 비중에서 LCD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만큼 LCD 패널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에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2월 대형 LCD 패널 평균 가격은 1월과 비교해 3.4% 감소했다. LCD 패널 가격은 2017년 하반기부터 매월 3~4%씩 꾸준히 하락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패널 가격이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지만, 그렇다고 업황이 녹록지는 않은 게 현실이다. 징둥팡(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최근 수년간 대대적인 투자를 집행한 결과 대형 LCD 패널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더라도 중국 업체의 물량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치열한 가격 경쟁은 불가피하다.

원·달러 환율이 우호적이지 못한 점도 악재다. LCD 패널 가격 하락에 면적당 판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모바일 제품 비중 축소, 환율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디스플레이 업황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6조원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애초 시장 기대치인 1000억원대에도 못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1분기 동안 임원 대상으로 국외 출장 시 비즈니스 대신 이코노미 좌석 이용, 법인카드 사용 축소 등의 비상경영을 시행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한동안 주춤했던 TV 판매량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힘입어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스마트폰 부품 시장은 애플 신제품 생산이 시작되는 6월부터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라며 "패널 가격은 수요처와 공급자 간 협상과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OLED 생태계 확대 등 다변화된 공급처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