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2018] 1억원대 재규어 최초 전기 SUV 'I-페이스' 직접 타보니

입력 2018.03.07 13:19

3월 6일(현지시각) 개막한 2018 제네바모터쇼의 최대 화두는 단연 '전기차(EV)'입니다. 거의 모든 참가 업체가 전기와 관련된 자동차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 위치한 차는 재규어가 처음으로 선보인 양산 전기 SUV I-페이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재규어 전기 SUV I-페이스. / 제네바=박진우 기자
I-페이스는 재규어 특유의 스포츠카 유전자를 담은 전기 SUV입니다. 차세대 인공지능(AI)기술을 탑재했고, 5인승 SUV 특유의 실용성을 제공합니다. 432개의 파우치셀로 구성된 최첨단 90㎾h 리튬이온 배터리는 480㎞(유럽 기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했습니다. DC 급속충전(100㎾)을 사용하면 4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를 채우고, AC 완속충전(7㎾)으로는 10시간이 걸립니다. 주행거리 향상을 위해 BPS(Battery Pre-conditioning System)를 적용했는데, 이 기술은 자동으로 배터리 온도를 조절해 주행 가능한 거리를 늘리는 역할을 합니다.

재규어가 직접 디자인한 전기모터는 앞바퀴와 뒷바퀴에 장착됩니다. 두개의 모터가 내는 시스템 총출력은 400마력에 이릅니다. 전기모터는 특유의 높은 토크 밀도와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갖췄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4.8초에 불과합니다.

이 차를 직접 타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제네바모터쇼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는 제네바 공항과 어이지는 컨벤션 센터인데요. 이 제네바 공항 활주로 바로 옆에 재규어는 I-페이스를 위한 시승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재규어 전기 SUV I-페이스. / 제네바=박진우 기자
이미 모터쇼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만나본 I-페이스였지만 실제로 타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묘한 흥분이 됐습니다. 아마도(?) 전세계 기자 중에서는 거의 최초의 시승이 아닐까 합니다. 불과 10분 남짓의 짧은 시승이었으나, 감동은 큽니다.

차에 올라타 인스트럭터의 설명대로 'D(주행)'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동안 다이얼식으로 주행 상황을 정했던 드라이브 셀렉트가 버튼식으로 바뀌었는데, 이미 여러 전기차에서 봐왔던 형태여서 위화감은 없었습니다. 다만 I-페이스의 실내는 어딘지 약간 부족한 측면도 보였는데, 실제 양산차가 아닌, 양산을 앞둔 프로토타입이기 때문입니다. 2016년 몬테네그로에서 열렸던 재규어 F-페이스 글로벌 시승회에서도 만난 적이 있는 포르투갈인 인스트럭터 조지에 따르면 시승했던 차는 전 개발 과정에서 90%에 해당하는 차로, 약간의 부족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출발 신호에 따라 가속 페달을 밟으니 전기차 특유의 높은 토크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기차는 동력 전달이 직접적이어서 가속도 순식간에 이뤄지는데, 그렇기 때문에 많은 스포츠카 브랜드가 전기 동력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재규어 역시 우아한 주행성능을 추구하는 브랜드로서 전기 동력이 주는 가속 능력에 주목하는 모양새입니다.

재규어 전기 SUV I-페이스. / 제네바=박진우 기자
재규어가 준비한 시승은 스마트콘으로 불리는 파일런 사이를 이리저리 통과하는 코스였습니다. 스마트콘은 무작위로 코스 위에 흩어져 있는데, 현재 지나야 할 파일런은 초록불빛으로, 다음에 지나야할 파일런은 푸른불빛으로 표시합니다. 이 통과 순서는 랜덤하게 정해져 차의 순발력을 파악하기 좋습니다. 급격한 경로 변경이나 선회가 이뤄지기 때문에 차의 밸런스 등을 파악하기 좋습니다.

스마트콘 여기저기를 파고드는 I-페이스는 SUV고, 전기차지만 영락없는 스포츠카의 질감이었습니다. 제네바는 현재 기후 상황이 좋지 않고, 시승 당시에도 비가 내렸지만 급격한 코너링에도 차는 중심을 잃는 법이 없었습니다. 스포츠카 분야, 또 모터스포츠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둬온 재규어의 자동차 만들기 실력이 전기차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습니다.

재규어 전기 SUV I-페이스. / 제네바=박진우 기자
인스트럭터 조지는 이 차를 가리켜 '매우 아름다운 차'라고 전했습니다. 조지는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는 재규어 관련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 빠짐없이 참가하는데, 그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I-페이스의 성능은 두말할 나위가 없어 보입니다. 실제로 경험해본 느낌에 있어서도 I-페이스가 전기차 판도를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전기차 하면 떠오르는 충전에 대한 불안감은 재규어 I-페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곳곳에 충전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나 아직 완벽한 수준은 아닙니다. 주행거리를 아무리 확대해도, 타는 내내 전기 소진에 대한 불안을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면 전기차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앞으로 I-페이스가 우리나라 땅을 밟으려면 몇달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때까지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재규어 전기 SUV I-페이스. / 제네바=박진우 기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이번 제네바모터쇼에 등장한 I-페이스를 4월 국내 소개하고, 하반기 판매를 시작합니다. 현재 사전계약이 실시되고 있는데, 세가지 트림으로 구성된 I-페이스의 가격은 AWD SE 1억원대, AWD HSE 1억1000만원대, 퍼스트 에디션 1억2000만원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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