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고전에 숨 고르기 들어간 OLED…믿을 구석은 여전히 애플 뿐?

입력 2018.03.13 18:03 | 수정 2018.03.14 06:00

최근 2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스마트폰용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 투자가 2018년 들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2017년 아이폰 중 최초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X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한 설비 투자를 부추겼으나, 예상외로 부진하면서 OLED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다. 중소형 OLED 최대 공급자인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뒤늦게나마 중소형 OLED에 투자를 확대한 LG디스플레이도 설비 투자 계획을 애초 계획보다 뒤로 미루는 추세다.

휘어지는 플렉시블 OLED를 적용한 시제품 모습.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 1조원 규모의 A5 공장 신축안을 결의했지만, 이를 현재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5 공장 조성 부지는 기존 A2, A3 공장을 합친 것보다 커 가동에 들어가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주도권을 이끌 핵심 투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중소형 OLED 공급 과잉으로 이미 증설한 공장도 쉬고 있는 판이다 보니 회사 측은 증설을 보류하기에 이르렀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A2 공장 가동률은 1월 50%에 머물렀다.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하는 A3 공장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는 100%를 기록했으나, 12월 70%대, 1월 60%대, 2월 40%대로 떨어졌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해 가동한 공장인 만큼 낮은 가동률은 향후 감가상각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5 공장 증설 지연뿐만 아니라,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를 생산하던 L7 1라인을 중소형 OLED로 전환해 늦어도 올해 초 증설하려 했던 A4 공장 투자 계획도 1년 이상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중에는 중소형 OLED에 추가 설비 투자를 집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2019년 중소형 OLED 설비 투자 계획 역시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차기 신제품의 흥행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LG디스플레이도 그동안의 공격적인 설비 투자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중소형 OLED를 생산하는 E5 공장 생산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E6 공장에 투자해 올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E5 공장 가동률이 2월 들어 30%대 수준에 머무르자 LG디스플레이는 E6 공장 증설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애플이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올해부터 LG디스플레이로부터 중소형 OLED를 공급받을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부 물량에 불과하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애플의 중소형 OLED 공급사 지위를 꿰차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애플에 양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고 애플만 바라보고 무작정 수조원대에 달하는 설비 투자를 집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중소형 OLED 출하량 기준 공급은 4억5800만대로, 실수요 4억3900만대보다 4% 초과했다. 올해는 수요 4억9600만대, 공급은 6억8200만대로 공급 과잉이 확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공급 과잉이 중장기적으로 중소형 OLED 시장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관측도 있다. 공급 과잉으로 중소형 OLED 가격이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기존 LCD를 대체하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중소형 OLED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고급화 전략 중 하나였다면, 향후 중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형 OLED 가격이 낮아지면 성능과 폼팩터가 LCD보다 더 높은 강점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며 "특히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 디스플레이 평균 크기가 커지는 만큼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요 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