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카카오 모빌리티에는 '평등'이라는 개념이 보이지 않는다

입력 2018.03.13 22:28 | 수정 2018.03.14 06:00

2017년 8월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3월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 T 택시'는 출시 3년을 맞아 총 4억건의 이용 건수를 기록했다. 전국 택시 기사의 96% 이상인 24만명이 이 서비스에 가입했다. 카카오 T 택시 덕분에 택시 기사의 수익은 20% 이상 증가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대리기사 서비스 '카카오 T 드라이버'에는 340만명이 가입, 총 1400만건의 이용 실적을 기록했다. 내비게이션 카카오내비도 가입자 1200만명, 이용건수 18억건을 자랑한다.

르노의 토털 모빌리티 서비스 이지-고. / 르노 제공
카카오모빌리티는 특정 시간과 지역에서의 택시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해 배차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사 회원의 동기부여를 목적으로 포인트 제도를 도입하고, 유료 서비스인 '우선호출' 과 '즉시배차' 서비스도 실시한다. 이래도 해결이 안되는 공급 문제는 최근 인수한 카풀 서비스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자는 택시 서비스에 매몰된 카카오모빌리티의 계획들이 '진짜 모빌리티 혁신'인지 의문이다.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통학차 세드릭 스쿨버스. / 폭스바겐 제공
최근 모빌리티 서비스업체들이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는 '평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모빌리티에서 말하는 평등이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데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과 연령, 성별, 인종 등에 관계없이 100% 동일한 이동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술 목표다. 직접 이동수단을 이용해 움직일 수 없는 교통 약자를 함께 배려하는 것이 모빌리티 서비스가 추구해야 할 혁신이다.

도요타 자율주행 셔틀 e-팔레트. / 도요타 제공
IT기업은 소프트웨어, 즉 무형의 가치를 통해 사회를 바꾸길 희망한다. 향후 IT 기술이 이동수단에 접목되면서 펼쳐질 생태계에 소프트웨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무형의 존재를 얹을 '이동수단'은 눈에 보이는 실체다. 즉 '이동'이라는 근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동수단'이 필요하다는 의미고, 여기엔 소프트웨어 100% 최적화를 위한 제조 노하우와 역량, 또 제조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산골 깊숙히 사는 사람일지라도 스마트폰의 카카오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이 실체적 이동 수단 없이 진정한 이동의 자유를 줄 수 있는가는 고민해 볼 문제다. 그저 중개업자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할 필요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실체적 이동에 관한 제조 노하우를 배우거나 이 노하우를 가진 자동차 업체와 협업하지 않으면 모빌리티의 진짜 혁신은 어려울 것이다. '이동'이라는 개념적인 가치를 담을 '수단'을 만드는 건 자동차 회사가 제일 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연결, 공유, 다양성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의 혁신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체적 이동 수단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면, 아무리 서비스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접목한다고 해서 진정한 혁신은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도심 이동수단이 택시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카카오모빌리티의 로드맵이 택시 호출서비스만 지나치게 강조한 모습이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