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3월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 T 택시'는 출시 3년을 맞아 총 4억건의 이용 건수를 기록했다. 전국 택시 기사의 96% 이상인 24만명이 이 서비스에 가입했다. 카카오 T 택시 덕분에 택시 기사의 수익은 20% 이상 증가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대리기사 서비스 '카카오 T 드라이버'에는 340만명이 가입, 총 1400만건의 이용 실적을 기록했다. 내비게이션 카카오내비도 가입자 1200만명, 이용건수 18억건을 자랑한다.
지역과 연령, 성별, 인종 등에 관계없이 100% 동일한 이동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술 목표다. 직접 이동수단을 이용해 움직일 수 없는 교통 약자를 함께 배려하는 것이 모빌리티 서비스가 추구해야 할 혁신이다.
그러나 이 무형의 존재를 얹을 '이동수단'은 눈에 보이는 실체다. 즉 '이동'이라는 근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동수단'이 필요하다는 의미고, 여기엔 소프트웨어 100% 최적화를 위한 제조 노하우와 역량, 또 제조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산골 깊숙히 사는 사람일지라도 스마트폰의 카카오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이 실체적 이동 수단 없이 진정한 이동의 자유를 줄 수 있는가는 고민해 볼 문제다. 그저 중개업자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할 필요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실체적 이동에 관한 제조 노하우를 배우거나 이 노하우를 가진 자동차 업체와 협업하지 않으면 모빌리티의 진짜 혁신은 어려울 것이다. '이동'이라는 개념적인 가치를 담을 '수단'을 만드는 건 자동차 회사가 제일 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연결, 공유, 다양성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의 혁신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체적 이동 수단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면, 아무리 서비스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접목한다고 해서 진정한 혁신은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도심 이동수단이 택시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카카오모빌리티의 로드맵이 택시 호출서비스만 지나치게 강조한 모습이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