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잡지계 넷플릭스'로 불리는 디지털 잡지 구독 서비스 '텍스쳐(Texture)'를 인수했다고 1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텍스쳐는 한 달에 9.9달러(1만550원)의 구독료를 내면 '뉴요커', '피플', '내셔널 지오그래픽', '보그' 등 220여 개의 잡지를 무제한 구독할 수 있는 디지털 잡지 구독 서비스다. 텍스쳐는 2010년 '넥스트 이슈'라는 이름으로 설립했다가 2015년 사명을 텍스쳐로 변경했다.

 2010년 출시된 전자 잡지 제공 서비스 앱 ‘텍스쳐’. / 텍스쳐 홈페이지 갈무리
2010년 출시된 전자 잡지 제공 서비스 앱 ‘텍스쳐’. / 텍스쳐 홈페이지 갈무리
텍스쳐는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15년 한 해에만 2000만달러(21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에는 애플 앱 스토어 편집팀에서 뽑은 'iOS 사용자를 위한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앱과 게임'에 선정됐다.

시장에선 애플이 뉴스 공급 사업자라는 위치를 강화하기 위해 텍스쳐를 인수했다고 분석한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틈바구니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2017년 5월 뉴욕 매거진 편집장 출신인 로렌 컨을 애플뉴스 초대 편집장으로 영입하면서 애플뉴스 편집과 콘텐츠 강화에 나선 상태다. 뉴스를 이용해 소비자의 눈을 iOS 생태계 안에 구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디 큐 애플 인터넷・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은 이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스사우스웨스트(이하 SXSW) 페스티벌 참석해 "TV 프로그램, 뉴스에 투자하고 있다"며 "콘텐츠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스에 대한 애플의 접근 방식은 여타 IT 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피하려고 하는 시도"라며 "애플은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텍스쳐 모회사인 '더 넥스트 이슈 미디어(The Next Issue Media)' 인수하며 직원 역시 흡수할 예정이다. 텍스쳐는 애플에 합병된 이후에도 iOS, 안드로이드, 아마존 킨들 파이어 및 윈도10 앱 등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에디 큐 애플 인터넷・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언론사가 제공하는 양질의 기사를 아름답게 디자인해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이야기를 계속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텍스쳐가 세계 유수의 출판사들과 함께 애플에 합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텍스쳐 인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