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 "의사 대신 사업가...블록체인 성장성에 끌렸다"

입력 2018.03.13 07:10

"구글이나 네이버를 검색하면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 의료 정보는 수천 개의 의료 기관들이 각자 관리하고 있어, 본인의 정보인데도 환자 스스로가 의료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다.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엄격한 규제가 제약이 되기 때문인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는 최근 IT조선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하고, 의료 정보와 IT를 결합한 개인 의료정보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말까지 앱 형태의 의료정보 관리 서비스를 상용화해서 의료 정보를 거래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메디블록은 의사 출신인 이은솔 대표가 이 대표의 과학고 동창이자 카이스트와 컬럼비아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고우균 대표와 공동으로 설립한 블록체인 벤처 기업이다. 지난해 말에는 메디토큰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해 200억원의 투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메디블록이 블록체인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독창적인 서비스 모델 때문이다. 그는 가장 먼저 백서를 만들면서 사용자가 글을 쓰면 암호화폐로 보상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블로깅 서비스 '스팀잇'을 벤치마킹했다. 개인과 병원이 메디블록 서비스에 참여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더 많은 투자를 유도했다.

이 대표의 화려한 캐리어도 메디블록에 관심이 집중되는 또 다른 이유다. 이 대표는 한양대 의대를 졸업한 후, 영상의학 전공의로 재직했다. 본인이 전공한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블록체인 플랫폼에 접목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과학고 재직 시절부터 각종 컴퓨터 경진대회에서 수상할 만큼, 프로그래밍 실력이 뛰어나다. 이러한 배경 탓에 이 대표는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한 시점부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그가 힘들게 공부한 의사를 그만두고 IT업계로 발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이더리움을 알게 된 게 주효했다. 이더리움 기반 P2P 서비스가 향후 대세가 될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공부할수록 남들보다 한발 앞서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기회를 잡는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함께 창업을 준비한 고우균 대표 역시 같은 생각을 했다. 망설임 없이 의사를 그만두고 메디블록을 창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주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후 백서를 처음 완성한 후 부모님께 보여드렸는데 제 선택을 존중해 주셨다"며 "남들이 해보지 않을 분야에 뛰어들어 성공하고 싶었고, 세상에도 기여하면서 동시에 부와 명예도 얻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력과 시장의 신뢰를 동시에 얻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ICO로 발행한 100억개의 메디코인 중 회사가 보유한 20억개의 코인을 별도의 지갑에 담아 소각했다. 개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카이스트 출신의 인재를 영입해 직원 수를 18명으로 늘렸다.

이 대표는 "이미 수많은 언론매체에서 얼굴이 알려진 만큼, 개인적으로도 반드시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 앱 서비스를 성공시켜야 한다"며 "주요 대학병원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시장에 보이는 것이 메디블록이 성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사한 의료 정보 서비스와 메디블록 서비스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의료정보 시장은 의료와 IT분야의 도메인이 겹쳐진 영역이고, 메디블록은 어느 회사보다 이 영역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다"며 "유사한 서비스와 기술적인 차이가 크지 않아도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론에서 차별화된 포인트가 크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의사 출신의 IT벤처 사업가라는 점이 안철수 의원과 유사하다는 외부 평가에 대해 "크게 개념치 않는다. 블록체인 기반 앱 개발은 그냥 하고 싶었던 일이다"며 "이 생태계에서 앞으로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 시장 주도권을 잡는데만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