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도 슬퍼도, 웃음을 되찾는 들장미 소녀 '캔디'는 아직도 많은 성인남녀의 기억 속에서 숨 쉬고 있는 명작이지만, 무려 42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이야기의 결말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태어나자마자 '포니의 집'이라는 고아원에 맡겨진 캔디(본명 캔디 화이트 아드레이)는 어린시절 고아원 근처 동산에서 만난 자신의 첫사랑인 이름 모를 왕자님을 만난다. 캔디는 12살이 되던 해에 라건 집안에서 생활을 시작한다. 그 집안 딸 '이라이자'와 아들 '닐'에게 갖은 괴롭힘 속에 캔디에게 정신적으로 힘을 주는 조력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알버트다.
이후 도둑 누명을 쓰고 멕시코로 쫓겨나는 캔디를 아드레이 가문의 총수인 윌리엄이 거둬들인다. 월리엄이 캔디를 정식으로 양녀로 맞이한 것이다. 1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 격전지에서 부상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알버트는 간호사로 활동하던 캔디와 함께 잠깐 동거하지만(그냥 행복하게 같이 사는 것을 의미한다) 기억을 되찾은 후 자취를 감춘다.
이후 캔디는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닐과 강제로 약혼하는 위기를 맞는데, 캔디를 위기에서 건져 준 인물이 바로 알버트다. 알버트의 진짜 이름은 '윌리엄 알버트 아드레이'. 즉 아드레이 가문의 총수이자 캔디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윌리엄 총수였던 것이다.
알버트는 애니메이션 마지막 편에서 자신이 캔디가 어린시절 만났던 그 소년이었다고 밝힌다. 알버트는 캔디에게 정신적인 힘이 됐던 인물임과 동시에 금전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가문의 총수였으며, 캔디의 첫사랑이었던 것이다.
테리우스는 이야기가 종착역으로 달려갈 즈음 사고로 자신을 대신해 다리를 잃은 여배우 '수잔나'와 인생을 함께하기로 결심한 후 캔디에게서 멀어진다. 수잔나는 착한 성품 덕분에 캔디의 앞길을 방해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줬는데, 작품 속 최고 미남으로 평가받는 테리우스와 캔디의 사랑은 수잔나 때문에 막을 내린다.
애니메이션이 아닌 소설 속편에서 테리우스와 수잔나 두 사람은 수잔나의 이른 죽음으로 결국 결혼하지 못한 것으로 그려진다.
'캔디♥캔디'는 1975년 소녀만화잡지 '나카요시'를 통해 대중에게 첫선을 보였다. 일본 만화업계 최초로 단행본 7권 초판이 100만부 넘게 인쇄되고 단행본 누적발행부수 1200만권을 기록했다.
캔디의 후일담(後日談)을 담은 속편도 나왔다. 캔디 원작자이자 소설가인 나기타 케이코(名木田恵子・캔디 필명은 미즈키 쿄코)는 2010년 '캔디♥캔디 파이널스토리'란 이름의 소설책을 출간했다. 책에는 1970년대 당시 그리지 못한 캔디 이야기의 결말이 담겨있다.
◆ 캔디 애니메이션이 리메이크 되지 않는 이유
1990년대 일본에서는 명작이라 칭송 받는 '캔디♥캔디'를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캔디 원작자 나기타 케이코의 글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 만화가 '이가라시 유미코(いがらしゆみこ)'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일본애니메이션과 함께 캔디 애니메이션 리메이크를 위해 캔디 만화책을 출간했던 출판사 코단샤(講談社)와 관계를 정리한다. 하지만 나기타는 캔디 이야기는 이미 완결됐다는 이유로 속편 제작을 거부하면서 애니메이션 리메이크 기획이 중단된다.
만화가 이가라시는 캔디 저작권 사용에 있어 나기타와 상호 협의해야 한다는 계약 내용을 어기며 자신의 이름을 건 미술관과 홍콩 번역판 만화 등 캔디 관련 각종 캐릭터 사업을 진행한다.
나기타는 결국 1997년 이가라시를 상대로 소송을 일으킨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1년 캔디의 원작자는 나기타라고 최종 판결했다. 만화를 그린 이가라시는 캔디 원작을 사용한 '2차 저작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2차 저작물은 원작자의 동의 없이는 어떠한 영업행위도 불가능하다.
2010년 출간된 소설 '캔디♥캔디 파이널스토리'에는 이가라시의 그림이 일체 사용되지 않았다. 캔디 만화 애니메이션을 탄생시킨 이 두 사람의 결별로 캔디 만화책 출간은 물론 관련 캐릭터 사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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