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안 업계, 덩치는 크는데 인력 채용은 뒷걸음질…왜?

입력 2018.03.23 18:30 | 수정 2018.03.26 06:00

국내 정보보안 업계가 매출 규모나 수출 실적 면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 중이지만, 인력 채용은 되레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정보보안 산업이 덩치를 키워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실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 카스퍼스키랩 제공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가 최근 발간한 '2017 국내 정보보호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국내 정보보호 기업은 정보보안 기업 332개, 물리보안 기업 565개로 총 897개로 집계됐다. 2016년 조사 결과인 864개보다 33개(3.7%) 증가했다.

2017년 전체 정보보호 산업 매출은 9조5047억원으로, 2016년 대비 5.1% 증가했다. 이 중 정보보안 산업 매출이 2조7064억원, 물리보안 매출이 6조7983억원을 각각 차지했다.

수출 실적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2017년 국내 정보보호 산업 수출액은 2016년보다 3.9% 증가한 1조5476억원을 기록했다. 정보보안 수출액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974억원, 물리보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1조4502억원이었다.

보고서는 정보보호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력 채용은 제자리걸음이거나 되레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담았다. 2017년 정보보호 사업체의 신규 채용자 수는 2214명이었으나, 2018년 예상 신규 채용자 수는 1801명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정보보안 업계는 2017년 1245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2018년 신규 채용자 수는 726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물리보안 업계의 신규 채용자 수는 2017년 969명에서 2018년 1075명으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국내 정보보호 인력에 대한 처우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 최근 한국침해사고대응협의회(CONCERT)가 현직 정보보호 업계 종사자 26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2018년 기업 정보보호 담당자 의식조사 분석 보고서'를 보면, 정보보호가 아닌 다른 직무로 변경을 희망한다는 응답자가 49.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보보호가 유망 직종으로 거론되지만, 실상 이 업계 종사자 두 명 중 한 명은 직무 변경을 원하는 게 현실인 셈이다.

이와 함께 올해 조사에서는 정보보호 업계 종사자가 자신의 직종에 대해 직접 느끼고 있는 전망을 조사하기 위해 '만약 귀하의 자녀가 정보보호 직종으로 진출을 희망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새로 추가했다.

이 질문에 대해서도 49.7%의 응답자가 자녀의 정보보호 직종 진출을 만류하겠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보안 부서의 낮은 위상(33.7%), 과도한 업무(25.3%), 사고에 대한 스트레스(16.9%) 순으로 조사됐다.

심상현 CONCERT 사무국장은 "이번 설문을 통해 드러났듯 두 명 중 한 명이 그만두고 싶어하는 게 정보보호 직종의 현실"이라며 "신규 인력만큼 중요한 기존 인력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