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의 특허토커] 특허 DB 검색의 진화

  • 유경동 윕스 전문위원
    입력 2018.03.29 11:46

    특허정보는 기본적으로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국가로부터 합법적 독점권을 얻는 대신, 내 기술이나 노하우를 만천하에 까발려야하는게 오늘날 대다수 문명국이 운영하는 특허제도의 핵심 골자이기 때문이다.

    각국 특허청은 이렇게 널리 공개된 특허정보를 디지털로 공공 데이터베이스(DB)화해 민간사업자 등에게 제공한다. 미국의 구글 패이턴트나 한국의 키프리스 등이 바로 이런 정보로 만든 특허검색 시스템이다.

    나와 유사한 기술을 나보다 먼저 특허 낸 사람은 없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있다면 특허가 심사를 통과할리 없다. 그런 사실도 모른채 자신의 기술에만 취해 특허를 내는데 시간과 돈을 들이는 연구자가 적잖다. 그런 특허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을 '선행기술조사'라고 하는데 이 역시 특허검색 시스템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지금껏 특허 DB는 선행기술에 대한 검색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운영돼왔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 특허 DB는 관련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선행기술조사라는 국한된 기능에서 벗어나 여러 목적에 부합하는데 일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 각국 특허 DB, 외연 확장에 사활

    구글 패이턴트는 최근 비특허 문헌까지 검색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했다. 그만큼 관련 선행기술을 보다 촘촘히 걸러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일명 '구글 스칼라'라는 서비스를 선택하면 특허는 물론 각종 논문이나 학술지, 간행물 등 결과까지 일괄 검색이 가능하다. 구글 특유의 검색 기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하이브리드 카'를 구글 패이턴트에서 '특허문헌'으로만 검색하면 총 6만2257건이 검색된다. 반면 '비특허 포함'으로 검색시 40만건이 넘는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토종 특허 DB인 윈텔립스는 '심판정보', '소송정보' 등 주요국 법률정보로 방향을 틀어 DB를 보강했다. 심판정보 중에서도 특히 '거절결정불복심판' 정보는 경쟁사 연구개발(R&D) 전략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요긴하다.

    거절결정불복심판은 자신이 출원한 특허나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 등이 특허청으로부터 거절 결정됐을 때 청구하는 것이다. 특허청의 거절결정을 불복하고 특허심판원에 재심사 해달라는 얘기다.

    그런데 이 거절결정불복심판을 청구하는데는 적잖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어떤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특허를 등록하고야 말겠다는 출원기업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만큼 해당 기업에는 미래가 달린 중요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재심사 결과 특허청의 심사가 번복돼 최종 등록된 특허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윈텔립스 심판검색 화면. ‘거절결정불복’ 정보는 경쟁사의 숨겨진 기술전략을 알아내는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 / 윈텔립스 제공
    예를 들어 퀄컴이 은밀하게 추진중인 미래기술전략을 알고 싶다면 이 기업이 청구한 거절결정불복심판을 살펴보면 된다. 퀄컴이 한국서 청구한 거절결정불복심판은 총 1207건이다. 해당 특허를 살펴보면 '디지털정보 전송'에 집중돼 있다. 이는 퀄컴의 전체특허가 '무선통신네트워크'에 몰려있단 것과 상이하다. 이를 통해 퀄컴의 R&D 초고도 역량은 네트워크가 아닌 '전송' 분야에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 AI로 중무장한 특허 DB

    키프리스는 한국과 일본의 특허정보에 한해 검색결과 화면에서 유사특허 버튼 클릭시 해당 출원번호와 유사도가 높은 상위 10건 결과를 노출해준다. 또 인공지능(AI) 기능으로 키워드 핵심 주제어를 추출하고 타 문헌의 핵심키워드와 비교 제공한다. 유사도를 점수로 표시해 최대 10건까지 제공하며 이후 유사특허정보는 문장검색을 통해 제공한다.

    발명진흥회가 제공하는 '스마트3'는 한국특허 97만건, 미국특허 300만건, 유럽특허 90만건을 대상으로 평가정보를 제공한다. AI 기능을 기반으로 유사특허분석과 인용관계를 통해 해당 특허의 수요기업을 알려준다. 해당 특허를 사고파는데도 이 분석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 '키워트'도 AI 기능을 갖춰 복잡한 검색식을 입력할 필요 없이 사용자 결과 값을 시스템에 실시간 반영한다. 이를 통해 유사 특허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매번 수작업으로 특허를 검색하는 기존 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어 선행기술조사를 보다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최근 이 같은 특허 DB의 AI바람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는 "특허검색은 각종 최첨단 개념과 용어로 범벅이 된 문헌을 대상으로 한다"며 "특허문헌 속에는 인간의 의도적 오기도 적잖아 AI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경동 위원은 전자신문 기자와 지식재산 전문 매체 IP노믹스의 편집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현재는 국내 최대 특허정보서비스 업체인 ㈜윕스에서 전문위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특허청 특허행정 모니터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와 'ICT코리아 30년, 감동의 순간', 'ICT시사상식 2015' 등이 있습니다. '특허시장의 마법사들'(가제) 출간도 준비 중입니다. 미디어와 집필·강연 활동 등을 통한 대한민국 IP대중화 공헌을 인정받아, 올해 3월에는 세계적인 특허전문 저널인 영국 IAM이 선정한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 2017)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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