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0일부터(이하 현지시각) 11일 트레이드마크인 회색 티셔츠를 벗고 양복과 넥타이를 매고 미국 상・하원 청문회 증인석에 선다. 페이스북은 정치권 출신 인사를 고용하는 등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8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법률회사 '윌머헤일(WilmerHale)',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특별 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팀을 고용해 저커버그의 청문회 출석을 준비 중이다. 또한, 페이스북은 모의 청문회를 열어 저커버그가 답변할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3월 21일(현지시각)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사용자 정보 유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CNN방송 갈무리
3월 21일(현지시각)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사용자 정보 유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CNN방송 갈무리
저커버그는 개인 정보 유용 파문이 발생한 이후 이례적으로 방송에 출연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NYT 등과 인터뷰하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저커버그는 의회 출석을 결정지은 직후 전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콘퍼런스콜을 열어 사용자 87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저커버그는 개인 정보 유출 문제가 페이스북의 핵심 사업과 직결되는 만큼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광고로 매출 대부분을 거둔다. 이 때문에 의회 증언은 2004년 페이스북 설립 이래 그의 경력과 페이스북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 행사다.

CNBC는 "저커버그는 첫 번째 의회 증언을 앞두고 지난 2주 동안 반항적이며 비밀스러운 IT 업계 거물에서 개방적이며 적극적인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하원 의원의 질문에 지나치게 방어적이지 않으면서도 겸손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보이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상・하원 의원은 청문회에서 저커버그를 공격할 것이다"라며

"저커버그의 목표는 페이스북이 앞으로 미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고, 사용자 개인 정보를 잘 보호할 계획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외에 의문이 제기된 리더십도 증명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저커버그는 10일 미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11일에는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가 여는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