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궁극의 친환경차' 수소차...정부, 짠돌이 예산 이유는

입력 2018.04.10 04:20 | 수정 2018.04.10 06:00

4월 5일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에 친환경차 보조금을 추가 편성한다고 밝혔다. 2018년 2만대로 잡았던 전기차 보급규모를 2만8000대로 상향조정하고, 1190억원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다만 추가예산 편성에 수소연료전지차(FCEV·이하 수소차)는 빠졌다. 정부는 수소차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회사가 한 곳 뿐이기 때문에 특정 업체에만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기재부 친환경차 보조금 추가예산 편성에 수소차는 배제됐다 / 현대차 제공
비난 여론은 즉각 들끓었다. 궁극의 친환경차라고 불리는 수소차 지원을 배제할 수 있냐는 것이다. 시장 반응이 뜨거워 정부가 예산 지원을 추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아예 추가 예산 편성 대상에서 빠지자 비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가 내놓은 수소차 넥쏘의 사전계약량은 적지 않다. 예약 개시 첫날 733대가 몰렸고, 4월 4일 현재 약 1170대까지 사전계약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8년 정부는 수소차의 보조금을 240여대로 잡았으며, 추가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900여명의 사전계약자는 넥쏘를 살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현대차가 내놓은 수소차인 '넥쏘'의 사전계약량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찾긴 힘들다. 어차피 정식 계약이 아니고, 실제 판매량이 어떻게 될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사전계약은 초기 관심이 높았다는 정도에서 이해하는 편이 낫다.

사전계약량만큼 현대차가 생산량을 뒷받침해주기도 쉽지 않다. 수소차는 운용에 필수적인 촉매제 가격이 높아 생산원가가 높다. 다시 말해 이 차를 아무리 팔아봤자 돈이 되지 않으니, 현대차도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못한다. 현대차도 넥쏘를 판매해서 생기는 이익은 현재 크게 고려치 않고 있다.

넥쏘를 만드는 현대차 울산5공장의 경우 하루에 넥쏘를 최대 8대쯤 생산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제네시스 EQ900과 G80, 현대차 투싼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현대차의 전략 수출 모델이다. 특히 투싼의 경우 현대차의 최다 수출품이기도 하다. 물론 넥쏘를 많이 만든다고 해서 투싼 생산에 지장이 생기진 않는다. 그래도 현대차에 있어 우선순위는 투싼이다.

서울에서 사실상 수소 충전이 가능한 충전소는 한개 뿐이다. 그것도 현대차가 운영 중인 곳이다 / 현대차 제공
수소 충전 인프라도 문제다. 수소차를 많이 보급해봤자 제대로된 충전이 되지 않고, 운용자체가 힘들다. 서울의 경우 충전소가 단 두 곳이다. 그것도 상암 충전소의 경우 350바의 압력으로 수소를 탱크에 채우는데, 넥쏘의 수소탱크는 700바 압력에 맞춰져 있다. 아무리 수소를 넣어봤자 반밖에 넣지 못하는 것이다. 현대차가 운영 중인 서울 양재에 위치한 수소 충전소는 700바 충전을 지원한다. 그렇다면 사실상 넥쏘를 원활하게 충전할 수 있는 수소 충전소는 천만인구의 서울에 한군데밖에 없는 셈이다.

수천대가 계약돼도 수소차 공급은 언급한 여러가지 문제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바꿔 말해 많은 사람의 바람대로 수소차 예산을 늘려봤자 연말에 가서는 그 돈이 모두 남을 수도 있다. 물론 현대차는 최대한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조금 더 보급 가능성이 높은 전기차로 가용 재원을 돌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기재부 역시 예산 편성 배제는 특혜보다는 보급 효율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