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에 친환경차 보조금을 추가 편성한다고 밝혔다. 2018년 2만대로 잡았던 전기차 보급규모를 2만8000대로 상향조정하고, 1190억원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다만 추가예산 편성에 수소연료전지차(FCEV·이하 수소차)는 빠졌다. 정부는 수소차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회사가 한 곳 뿐이기 때문에 특정 업체에만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실제로 현대차가 내놓은 수소차 넥쏘의 사전계약량은 적지 않다. 예약 개시 첫날 733대가 몰렸고, 4월 4일 현재 약 1170대까지 사전계약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8년 정부는 수소차의 보조금을 240여대로 잡았으며, 추가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900여명의 사전계약자는 넥쏘를 살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현대차가 내놓은 수소차인 '넥쏘'의 사전계약량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찾긴 힘들다. 어차피 정식 계약이 아니고, 실제 판매량이 어떻게 될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사전계약은 초기 관심이 높았다는 정도에서 이해하는 편이 낫다.
사전계약량만큼 현대차가 생산량을 뒷받침해주기도 쉽지 않다. 수소차는 운용에 필수적인 촉매제 가격이 높아 생산원가가 높다. 다시 말해 이 차를 아무리 팔아봤자 돈이 되지 않으니, 현대차도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못한다. 현대차도 넥쏘를 판매해서 생기는 이익은 현재 크게 고려치 않고 있다.
넥쏘를 만드는 현대차 울산5공장의 경우 하루에 넥쏘를 최대 8대쯤 생산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제네시스 EQ900과 G80, 현대차 투싼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현대차의 전략 수출 모델이다. 특히 투싼의 경우 현대차의 최다 수출품이기도 하다. 물론 넥쏘를 많이 만든다고 해서 투싼 생산에 지장이 생기진 않는다. 그래도 현대차에 있어 우선순위는 투싼이다.
수천대가 계약돼도 수소차 공급은 언급한 여러가지 문제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바꿔 말해 많은 사람의 바람대로 수소차 예산을 늘려봤자 연말에 가서는 그 돈이 모두 남을 수도 있다. 물론 현대차는 최대한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조금 더 보급 가능성이 높은 전기차로 가용 재원을 돌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기재부 역시 예산 편성 배제는 특혜보다는 보급 효율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