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이하 스타벅스)는 한국의 커피 산업 육성은 물론 새로운 문화를 만든 대표적인 프렌차이즈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벅스 연간 매출은 1조2000억원 규모로, 2~6위 업체의 종합 연간매출을 합한 것보다 3000억원쯤 매출이 많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최근 서울 노량진에 신규 매장을 오픈한 후 여론의 뭇매에 시달린다. 스타벅스는 한국에서 총 1150개의 직영점을 운영 중인데, 2층 규모의 노량진점은 다른 곳과 달리 고객 편의를 위한 전기 콘센트가 층마다 2개씩 4개에 불과하다.

노량진점은 한국의 젊은 학생과 공시생들이 대거 몰리는 공간으로 유명한데, 스타벅스 직영점 오픈 후 때아닌 콘센트 장악을 위한 경쟁 장소가 됐다. 이는 스타벅스 타 매장과 비교할 때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벅스 노량진점. / 김형원 기자
스타벅스 노량진점. / 김형원 기자
12일 오픈한 스타벅스 노량진점에는 층별로 전기 콘센트 수가 2개 밖에 없다. 회사가 밀집된 강남 일대 스타벅스 매장이 20개쯤 전기 콘센트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스타벅스 한 관계자는 노량진점에 대해 "일부 상권의 경우 체류할 수 있는 좌석수가 부족하다는 소비자 불편 문의에 따라 매장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장에서 공부하는 고시생 수가 많으면 매장 운영이 어렵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대학생과 고시생은 미래 한국사회를 책임질 예비 직장인이자 사회인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의 메카로 불리는 노량진에서 강남과 똑같은 돈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공간과 서비스를 달리 제공한다는 것은 학생과 고시생에 대한 차별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 스타벅스의 말 뿐인 '복합문화공간'

스타벅스의 가치는 커피 판매처라는 의미뿐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스타벅스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으킨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스타벅스를 감성적 체험이 가능한 편안한 '공간'으로 정의한 바 있다.

회사 역시 타 커피 매장과 차별화하기 위해 무료 무선 인터넷과 다수의 전기 콘센트는 물론 ICT 기술을 접목한 사이렌오더 등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운영해 왔다.

스타벅스의 이런 차별화 전략은 성공을 거두었고 전 세계 스타벅스 이용자는 문화와 업무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스타벅스를 애용하고 있다. 사이렌오더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한국에서도 스타벅스는 업무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최근 오픈한 신용산역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등지에서 전기 콘센트가 아예 없는 스타벅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의 이런 결정은 스타벅스 매장을 업무 공간으로 활용하는 직장인과 크리에이터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 이는 스타벅스가 내세운 복합 문화 공간 서비스에 반하는 것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건물과의 계약 관계와 전압 안전 수칙에 따라 콘센트 없는 매장이 일부 있다"며 "향후 운영을 통해 개선 사항이 있다면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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