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회사 페이스북이 반도체 칩 자체 개발 행렬에 합류했다. 애플, 구글, 아마존이 자체 개발 칩 설계에 나선 가운데 페이스북도 반도체 관련 인력 모집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18일(현지시각) 페이스북이 반도체 디자인 관련 인력 모집 공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엔드투엔드(End-to-end) SoC / ASIC, 펌웨어, 드라이버 개발 조직을 만드는 관리자를 고용한다"는 모집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로고. / 조선DB
페이스북 로고. / 조선DB
페이스북이 모집하고 인력은 반도체 인프라 구축과 관련이 높다. 여기다 얀 르쿤(Yann LeCun)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원은 18일 트위터에 "페이스북이 인공지능용 칩 설계에 관심 있는 인력을 구하고 있다"고 썼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페이스북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와 서버에 자체 개발 칩을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더군다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개인 정보 유용 파문과 관련해 지난 10~11일 이틀간 출석한 청문회에서 "부적절한 콘텐츠를 걸러내는 데 인공지능을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페이스북은 엔비디아 서버를 인공지능 시스템에 사용한다.

일각에선 페이스북이 자회사 오큘러스의 가상현실 헤드셋, 출시를 앞둔 스마트 스피커에 자체 개발 칩을 탑재하리라 전망한다. 반도체 회사의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제품 개발 전체 프로세서를 주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긴밀하게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애플・구글・아마존, 자체 개발 칩 뛰어들어

실리콘밸리 기업은 잇달아 인텔이나 퀄컴과 같은 반도체 회사의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자체 개발 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얀 르쿤(Yann LeCun)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원이 트위터에 올린 인공지능 관련 인력 모집글. / 트위터 갈무리
얀 르쿤(Yann LeCun)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원이 트위터에 올린 인공지능 관련 인력 모집글. / 트위터 갈무리
애플은 2010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한 A시리즈 프로세서를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하면서 외부 의존도를 낮췄다. 애플은 2016년부터 코드명 'T310'이라는 이름으로 맥북용 칩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2일 "애플이 이르면 2020년부터 맥 컴퓨터에 자체 제작 칩을 사용할 계획이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2017년에 선보인 스마트폰 '픽셀2'에 자체 제작한 이미지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아마존 역시 인공지능 음성비서 '알렉사'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반도체 칩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기업은 반도체 기업의 개발 주기와 관계없이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자체 개발 칩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자체적으로 반도체 칩을 만들 경우 인텔・퀄컴 등의 프로세서 칩 개발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모델 출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내부에서 개발하고 있는 제품 관련 정보의 보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개인 정보 유용 파문에 휩싸인 페이스북이 반도체 칩까지 직접 만들면 사용자 데이터 관리가 더욱 부실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페이스북은 사람들을 엿보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며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 칩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신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