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예외 아니다…반도체·디스플레이 엇갈린 명암

입력 2018.04.26 11:48

삼성전자 부품사업(DS) 부문의 양대 축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 명암이 엇갈렸다. 앞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SK하이닉스와 23분기 만에 적자전환한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발표에 이어 나온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도 시장 흐름을 그대로 대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 업황 호조가 이어진 가운데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주요 부품 판매 확대, 가상화폐 채굴 전용 칩 등 파운드리(위탁생산) 수주 증가로 상승가도를 이어갔다. 반면, 디스플레이 사업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거래선 수요 감소와 액정표시장치(LCD) 경쟁 심화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 비수기 잊은 반도체, 모바일에서 서버로 성장축 이동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2018년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20조7800억원, 영업이익 11조55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는 통상 계절적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서버 중심의 메모리 수요 강세에 힘입어 업황 호조가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매출은 2017년 4분기(21조1100억원)와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16년 1분기 이후 8분기 연속으로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으로서는 경이로운 55.6%에 달한다. 1000원어치 제품을 팔아 556원을 남긴 셈이다.

D램의 경우 11라인의 생산 제품 전환으로 2017년 4분기와 비교해 출하량은 감소했지만, 32GB 이상 고용량 서버용 D램과 저전력 LPDDR4X 기반 멀티 칩 패키지(uMCP), 고대역폭 메모리(HBM2) 등 고부가 제품 시장에 집중해 실적을 개선했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용 수요가 둔화됐지만,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고용량 솔루션 제품이 탄탄한 수요를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64단 3D V낸드의 안정적인 공급을 바탕으로 고용량·고부가 솔루션 판매에 주력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서버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모바일 시장 수요가 회복하면서 메모리 사업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D램은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확대되고, 스마트폰용 탑재 용량도 꾸준히 증가해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플래시는 가격이 안정되면서 고용량 스토리지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캠퍼스를 중심으로 하반기 64단 V낸드 양산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고성능·고용량 등 차별화 제품 판매 확대, 차세대 제품 적기 개발에 주력해 제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스템 LSI 사업도 1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 센서 등 주요 부품의 공급 증가로 실적을 개선했다.

2분기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부품 수요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여 실적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비해 3단 적층 이미지 센서,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전장 등 다양한 응용처별 솔루션을 준비해 업황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파운드리 사업은 1분기 모바일용 부품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컴퓨팅(HPC) 칩 주문 증가로 실적이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HPC 칩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모바일 10나노 공정 신제품 공급 확대로 실적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 적용 제품을 하반기에 시험 양산하고, 고객 다변화를 추구해 올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100억달러(10조8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 디스플레이, LCD 경쟁 심화에 OLED 수요 감소까지 '이중고'

플렉시블 OLED 패널의 모습.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승승장구하는 반도체와 달리 디스플레이 사업은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삼성전자는 1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매출 7조5400억원, 영업이익 4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7조2900억원)와 비교해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000억원쯤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반도체의 10분의 1이 채 안 되는 5.4%에 그쳤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은 OLED 주요 거래선의 수요 감소와 중국발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경쟁 심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이 같은 업황 변화에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CD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판매 감소와 지속적인 패널 판가 하락에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LCD 시장에는 공급 초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형·UHD 등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OLED도 2분기까지는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사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수요에 힘입어 플렉시블 OLED를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점쳐지는 만큼 신규 고객사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LCD 원가 절감과 OLED 수익성 확보 여부가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대형·고해상도 프리미엄 제품 차별화에 주력하고, 고객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2018년 1분기 시설투자액은 8조6000억원이다. 이 중 반도체는 7조2000억원, 디스플레이는 8000억원이 투입됐다. 2018년 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6일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낸드플래시는 올해 4세대 64단 제품 판매 비중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5세대 96단 V낸드의 연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는 날로 높아지는 대형 TV 수요에 대응해 퀀텀닷 기술과 8K 기술을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마이크로 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도 관심 두고 지켜보는 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