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업체 텔레그램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계획하던 가상화폐공개(ICO)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텔레그램이 소규모 개인 투자자 그룹으로부터 많은 돈을 모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 대상 ICO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ICO(가상화폐공개) 소개 화면. / 텔레그램 홈페이지 갈무리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ICO(가상화폐공개) 소개 화면. / 텔레그램 홈페이지 갈무리
텔레그램은 두 차례의 ICO를 통해 총 17억달러(1조8297억1000만원)를 모았다. 텔레그램은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81명의 투자자로부터 8억5000만달러(9148억5500만원)를 모았다고 신고했다. 3월 실시한 두 번째 ICO에는 이보다 많은 94명의 투자자가 8억5000만달러(9148억5500만원)를 투자했다.

애초 텔레그램은 두 번째 ICO에서 16억달러(1조7220억8000만원)를 모으고자 했으나 목표 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텔레그램이 1차 사전 ICO에서 목표치를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텔레그램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제이 클랩튼 SEC 의장은 2월 "많은 ICO가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SEC에 등록하지 않은 ICO에 대해 비판했다. 클랩튼 의장은 3월에도 "ICO 주최자와 참여자들이 증권법을 따르지 않고 있다"며 "ICO를 시작한 기술 회사를 포함해 수십 개의 암호해독 관련 회사에 소환장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WSJ은 "텔레그램이 퍼블릭 ICO를 취소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며 "퍼블릭 ICO를 하지 않을 만큼 충분한 돈을 모은데다 규제 환경이 변화되고 있는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 역시 "증권거래위원회, 상품 선물 거래 위원회 등이 점점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