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혁명] ⑧안도열 서울시립대 교수 "머리보다 피부에 와닿는 양자컴퓨팅 시대 온다"

입력 2018.05.07 07:06 | 수정 2018.05.07 07:10

양자 컴퓨팅, 양자 통신, 양자 암호화 등 최근 ICT 업계를 중심으로 '양자' 기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실험실 수준에 불과하던 연구 개발 성과도 어느덧 실용화 단계를 논의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양자 관련 기술이 왜 중요한지, 현재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정리하고, 장차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IBM, 구글 등 양자컴퓨팅 분야 세계적 선두 그룹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50큐빗(Qbit,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을 넘어서는 기술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비록 양자는 다른 기술과 달리 손으로 만져볼 수 없어서 개념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양자컴퓨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안도열 서울시립대학교 교수가 2일 열린 ‘2018 프리 스마트클라우드쇼: 양자컴퓨팅 상용화'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최용석 기자
안도열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는 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스페이스 라온에서 진행된 '2018 프리 스마트클라우드쇼: 양자컴퓨팅 상용화'에서 '양자컴퓨터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IBM은 연구자 등 일반 대중이 5~6큐빗 수준의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IBM Q'를 공개한 바 있다. IBM의 목표는 수천 큐빗에 달하는 범용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적어도 연구자는 현시점에서 IBM Q를 통해 양자컴퓨터가 어느 정도 연구 성과 개선에 기여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게 됐다.

기업이 주도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중이다. 중국은 올해 1월 세계 최초의 양자통신 위성 '묵자' 호를 쏘아 올려 베이징에서 7600킬로미터(㎞) 떨어진 오스트리아 빈까지 무선 양자통신에 성공했다. 물론, 이를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처럼 아직 먼 미래의 얘기로만 생각했던 양자정보통신기술(QICT)은 어느새 조금씩 현실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QICT는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를 포함해 양자역학에 기반을 둔 정보의 획득·전송·처리에 관련된 모든 제반기술을 의미한다.

양자역학은 상대성이론과 함께 현대물리학의 가장 눈부신 성과 중 하나로 꼽히지만, 여전히 물리학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양자역학의 난해함에 일반 대중의 경우 QICT를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등장하는 개념처럼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상임의장이 2016년 처음 언급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2년 만에 전 세계를 휩쓴 것처럼 이제 QICT를 빼놓고 과학기술의 미래를 얘기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시립대는 1988년 당시 과학기술부의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을 통해 양자정보처리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지금까지 QICT 분야 200편이 넘는 SCI 논문을 발표했고, 30개의 미국 특허와 수십개의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2017년부터는 미국 공군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위성 양자 시스템 및 양자컴퓨팅 기반 인공시각과 금융공학 문제 등 최적화 문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만, 한국의 QICT 연구는 양과 질 측면에서 아직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서울시립대도 IBM에서 사용 중인 것과 같은 기계를 한 대 보유 중인데, IBM은 무려 50대를 연구에 동원한다. 무엇보다 양자 관련 실험은 아직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므로 연구과제 하나를 수행하는데 수십억원이 필요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QICT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안 교수는 "양자컴퓨팅 기술의 발전은 특정 과학 분야를 넘어 금융과 같이 일상생활에 밀접한 분야에서도 더욱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며 "금융공학에서 많이 쓰이는 옵션 가격 산출 모형인 블랙-숄즈 방정식의 경우 양자역학의 기본인 편미분 방정식으로, 두 가지가 수학적으로 같기 때문에 양자컴퓨팅을 도입하면 계산 속도와 정확도를 지수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미디어그룹 ICT전문 매체 IT조선과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는 5월 2일 오후 7시 광화문 스페이스 라온에서 '프리 스마트 클라우드쇼 : 양자컴퓨팅 상용화'를 진행했다. 이날 프리 스마트 클라우드쇼에는 양자컴퓨팅 분야에 권위있는 이순칠 KAIST 물리학과 교수, 이준구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안도열 서울시립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참석해 그간의 연구에 대해 발표했으며, 이태억 KAIST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1시간쯤의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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