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는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뜻합니다. 내적인 면을 분석하는 강점/약점 분석과, 외적 환경을 분석하는 기회/위협 분석으로 나누고, 긍정적인 면을 보는 강점과 기회, 반대로 위험을 불러오는 약점, 위협을 저울질합니다. IT조선은 SWOT를 통해 새로 출시된 자동차의 장점과 약점을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르노삼성차가 르노 클리오를 국내에 선보였다. 클리오는 유럽 소형 해치백 세그먼트에서 10년간 베스트셀러를 유지하고 있는 차다. 이미 르노 캡처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 르노삼성이지만, 캡처는 한국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르노삼성 QM3로 개명됐다. 클리오는 사실상 국내에 선보이는 르노 브랜드의 첫 차가 되는 셈이다. 한동안 신차가 없었던 르노삼성에게 클리오는 그야말로 단비같은 존재다. 물론 해치백 무덤이라고 불리는 국내에서 어느 정도의 인기를 끌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 강점(Strength)…유럽 특유의 주행성, 디젤이 갖는 높은 연비

르노 클리오는 프랑스에서 개발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다. 기본기가 확실하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유독 도로 사정이 나쁜 프랑스에서 온 차라, 하체의 단단함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좁은 골목길도 원활히 달리기 위해 핸들링 감각을 키워놨다. 1.5리터 디젤 엔진은 다소 낮아보이는 9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나, 최대토크는 22.4㎏·m로 짱짱하다. 작은 차체를 거침없이 밀어내는 실력이 있다는 의미다.

좋은 유전자에 자질을 갖춘 르노 클리오. / 르노삼성 제공
좋은 유전자에 자질을 갖춘 르노 클리오. / 르노삼성 제공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7.7㎞/ℓ에 이른다. 같은 엔진의 QM3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작은 차체 덕분이다. 연비가 높다는 건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의미다. 여기에 클리오는 충실하게 편의장비를 갖추고 있다. 두 트림으로 판매되는 클리오의 고급형에는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와 3D 타입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스마트 커넥트Ⅱ(T맵, 이지파킹, 스마트폰 풀미러링), 후방카메라, 전방 경보장치 등이 기본으로 붙는다.

◆ 약점(Weakness)…군데군데 어쩔 수 없는 저렴한 느낌

수입차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나, 반대로 수입차에 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구석도 있다. 다소 불편한 다이얼식 수동 시트 조절장치가 대표적이다. 자동차 오너가 처음에 맞춘 시트 포지션을 다시 만질 일은 거의 없다지만 가끔 다른 사람이 운전하거나, 입고 있는 옷 등에 따라 시트 포지션을 조절해야 할 때도 있다. 이 때 이 다이얼식 수동 시트 조절장치에 힘이 많이 쓰인다.

또 실용적인 유럽 소형차라는 점에서 국산 작은차에도 들어가 있는 다양한 안전장비가 없는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QM3 역시 지적돼 온 부분이다. 다만 클리오의 경우 마땅한 경쟁차가 없다는 점에서 비교 대상을 설정하기가 쉽지 않고 단점이 무뎌질 가능성도 있다.

◆ 기회(Opportunity)…유럽 평정하고 왔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급은 소형차다. 클리오는 이 소형차급의 베스트셀러다. 동급 경쟁 시장에서 무려 10년간이나 1등을 차지했다. 물론 해외에서 인기가 있다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있으라는 법은 없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준중형 세단 코롤라가 유일하게 실패한 시장이 한국이다. 그러나 시장 평정은 이 차의 검증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 위협(Threat)…소형차와 해치백의 무덤, 한국

한국에서는 유독 인기없는 차급이 소형차고, 인기없는 형태가 해치백이다. 소형차의 경우 경차의 혜택에, 준중형차의 실용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에선 베스트셀러지만 국내에선 찬밥 신세인 현대차 엑센트만 봐도 그렇다. 또 신형을 아예 국내 출시 하지 않는 기아차 프라이드도 마찬가지다.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클리오가 얼마만큼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소형차와 해치백의 무덤인 한국에서 어떤 실적을 낼 지가 관건이다. / 르노삼성 제공
소형차와 해치백의 무덤인 한국에서 어떤 실적을 낼 지가 관건이다. / 르노삼성 제공
한국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그만큼 해치백 제품의 인기가 없다는 의미다. 시장이 완전히 유럽형으로 바뀌었다고 판단, 3세대 i30로 야심차게 시장 공략에 나섰던 현대차도 실패했다. 해치백이 아예 인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해치백이라는 시장을 연 폭스바겐의 골프는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인증취소로 판매 중단을 맞기 전에는 i30 판매량보다 많이 팔 때도 있었다. 클리오가 i30가 될 지, 골프가 될 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르노삼성은 후자가 되길 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