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떠난 '에어 서스펜션' 제네시스 G90으로 돌아올까

입력 2018.05.09 20:40 | 수정 2018.05.10 06:00

현대차가 비용효율 문제로 양산차에서 빼버린 '에어 서스펜션'이 최근 주력 주품사 현대모비스의 신기술 개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장착하고, 자율주행의 핵심기술로도 꼽혀 현대차의 재적용 시점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아지는 중이다.

수만개의 자동차 부품 중에서도 서스펜션(현가장치)은 주요 핵심부품의 하나로 꼽힌다. 차체와 바퀴를 이어주는 동시에, 주행 중 충격을 흡수하고, 곡선주로에서의 원심력을 최대한 줄이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행 안정성과 조종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떤 서스펜션을 장착하는 지가 중요하다.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한 이전 세대와 달리 유압식 서스펜션을 장착한 제네시스 EQ900. / 현대차 제공
에어 서스펜션은 압축 공기의 탄력을 이용한 공기 스프링으로 차체를 떠받치는 서스펜션 기술이다. 작은 진동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차체 무게와 탑승자 숫자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동일한 승차감을 구현한다. 유압을 사용하는 쇼크 업소버에 비해 한단계 높은 수준의 승차감을 낸다.

현대차의 경우 현재 제네시스 브랜드의 EQ900으로 판매되는 에쿠스 2세대에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그러다 2015년 내놓은 3세대 EQ900에서 에어 서스펜션을 떼고 삭스(SACHS)라는 부품사와 공동개발한 유압식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당시 현대차는 높은 승차감 구현을 위해 압력을 높일수록 구성품에 대한 내구성 부담이 커지고, 외부 충격에 약해 쉽게 부품이 퍼져 서스펜션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에어 서스펜션은 콤프레서 등에 문제가 생기면 공기를 채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부품가격이 비싼 것을 단점으로 꼽았다.

메르세데스-벤츠 GLC의 에어 서스펜션. / 벤츠 제공
반대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는 에어 서스펜션 장착 비율을 늘리는 추세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브랜드 대표 플래그십 세단은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벤틀리 최초의 SUV인 벤테이가 역시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브랜드 격상에 맞는 승차감은 에어 서스펜션 밖에 내지 못해서다.

현대차가 유압을 선택한 것과 달리 이들이 에어 서스펜션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장의 발전과 무관치 않다. 에어 서스펜션의 단점을 상쇄해 줄 여러 신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더욱이 자율주행의 기초가 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과 주행 시스템이 연동되면서 에어 서스펜션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벤츠의 매직 보디 콘트롤과 벤틀리의 다이내믹 라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BMW 7시리즈도 전면 유리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노면을 분석하고, 전자적으로 에어 서스펜션의 감쇠력(스프링 저항력)을 조절해 수준 높은 승차감을 구현한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전자제어식 현가부품인 '전동식 차체쏠림 제어시스템(eARSelectrical Active Roll Stabilization)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주행 중인 차체의 좌우 기울기를 안정시키는 기술로, 선회 시 원심력에 따른 쏠림과 직진 시 불규칙 노면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한다. 개발 기간은 5년여, 글로벌 경쟁 부품에 비해 차체 안정화 능력을 40% 높이는 동시에 크기는 5% 작고, 부품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현대모비스의 eARS 시연 장면. /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eARS는, 기존의 유압 제어를 대체하는 전기모터 제어 방식을 채택했다. 지금까지는 유럽과 일본 등 극소수 부품 업체만 양산에 성공, 단가가 높아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극히 제한적인 적용이 이뤄진 기술이다. 모비스는 전기모터를 활용하는 이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12V와 48V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비슷한 방식의 시스템을 벤틀리는 48V 액티브 롤링 콘트롤(다이내믹 라이드)이라고 부른다. 현대모비스는 eARS를 두고 경제성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모비스의 기술 개발 완료에 따라 현대차에 다시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더욱이 현대차가 제네시스라는 고급차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만큼 고급 기술의 대명사인 에어 서스펜션은 필수불가결하다는 분석이다. 보완재 부족과 제작비용의 부담으로 뺀 에어 서스펜션이 다시 돌아올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미 관련 기술은 모두 개발이 끝나 있다"며 "적용 시점이 중요한데, 자동차 제조사로서 비용 효율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에 경제성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미 적용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말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최근 거액의 투자를 통해 남양연구소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는 두번째로 '다이내믹 K&C(kinematics & Compliance)'라는 장비를 들였는데, 이곳에서도 에어 서스펜션에 대한 선행 시험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에어 서스펜션에 대한 선행 개발 시험이 현대차 남양연구소의 R&H(Ride & Handling) 성능개발동에서 있었다"고 밝혔다.

시선은 어떤 모델부터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느냐이다. 이전보다 경제성을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에어 서스펜션은 여전히 저렴하지 않다. 때문에 이전처럼 플래그십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2018년내 출시를 예정하는 제네시스 플래그십 G90(현 : EQ900, 4세대 플래그십 세단)이나 2019년 출시를 예고한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이 유력해 보인다.

국산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신형 G90에도 장착될 수 있고, GV80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혹은 다음 세대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제네시스가 고급 브랜드를 표방하는 만큼 에어 서스펜션 적용은 시간문제"라며 "적용된다면 플래그십부터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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