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일랜드에 설립하려던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을 취소했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승인 절차가 지연돼 다른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일랜드 데이터 건설 계획을 철회했다.

애플은 "우리는 1980년부터 아일랜드에서 사업을 해왔고 경제와 고용 창출에 기여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 2년간 현지 기업에 투자했으며, 2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아일랜드 전국 각지에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가 2011년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설명하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의 애플 데이터 센터를 소개하는 모습. / 유튜브 갈무리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가 2011년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설명하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의 애플 데이터 센터를 소개하는 모습. / 유튜브 갈무리
애플은 지난 2015년 아일랜드와 덴마크에 20억달러(2조1366억원)를 투자해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이중 850만달러(90억8310만원)를 들여 아일랜드 골웨이 카운티 아덴라이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이는 서부 아일랜드 지역에 진행되는 가장 큰 규모의 민간 투자로 아일랜드에서 일자리 300개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지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했다. 애플은 데이터 센터가 재생 가능 에너지로 구축된다는 등 작동 방식을 자세히 설명한 다음 데이터 센터 설립 권한을 부여받았지만, 아일랜드 야당과 지역 환경 단체를 비롯한 개인들이 또다시 문제를 제기하면서 애플의 계획은 벽에 부딪혔다. 이들은 아일랜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애플이 승소했지만, 야당은 대법원에 상고를 취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랜드는 2010년 경제 위기를 극복한 상태지만, 고용 및 세수입을 외국인 직접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애플은 2017년 아일랜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 유럽 본사는 법인세가 낮은 아일랜드에 있으며, 아일랜드 현지 직원은 6000명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애플의 데이터 센터 건설 철회 방침에 유감을 표했다. 헤더 험프리 아일랜드 산업부 장관은 "중요한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 됐을 프로젝트가 중단돼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덴마크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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