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전문잡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최신호는 블록체인 기술과 산업, 보안 그리고 연결된 세상에 대한 이야기(Chain Bigbang, 체인 빅뱅)를 담았습니다. 스팀잇, 리모트 워크, 블록체인 리플, 블록체인 보안 등 마소 392호의 주요 기사들을 IT조선 독자에게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등장하고 블록체인 기술의 유용성이 입증되면서, 기업들이 IT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특히 암호화폐 기술과 밀접하게 관련된 금융 기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블록체인 관련 기술 적용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왔다. 그런데 열심히 연구해본 기업들은 블록체인을 기업용 시스템에 활용하기에는 문제가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일단 프라이버시 문제다. 기업들은 개인보다 훨씬 더 프라이버시에 민감하다. 기업들이 주고받는 거래 내역이나 데이터는 기업의 내부 정보에 속한다. 블록체인 위에서 이런 정보를 주고받는다면, 만천하에 기업의 내부 정보가 공개된다. 특히 고객들의 자산과 같은 민감한 금융 정보를 다루는 기관들에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또 하나 심각한 문제는 블록체인의 거래 처리 속도다. 개인들이야 많아야 하루에 수십 번 정도만 거래한다. 하지만 기업들은 '초당' 수 천 개의 거래를 처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블록체인은 아직 그 정도 속도로 거래를 처리할 수 없다.

기존의 블록체인 기술을 수정해서, 기업용 시스템에 적합하도록 만든 블록체인들이 나타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탈중앙화와 중앙 집중화 사이 프라이빗 블록체인.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2호 발췌
탈중앙화와 중앙 집중화 사이 프라이빗 블록체인.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2호 발췌
누구나 들어와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카페가 퍼블릭 블록체인이라면, 운영진이 회원들의 권한을 설정할 수 있는 카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그래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허가형 블록체인(Permissioned Blockchain), 퍼블릭 블록체인은 비허가형(Permissionless Blockchain)이라 부른다.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퍼블릭 블록체인은 목표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협력의 '효율화'에, 퍼블릭 블록체인은 협력의 '탈중앙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비슷한 뿌리를 가진 기술이지만, 구조나 특성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기존 중앙화 방식의 효율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블록체인이 가지는 '신뢰 보증'의 장점만 빌려온 시스템이다. 성능 면에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당연히 실용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운영 주체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다른 개인들에 대한 어떤 신뢰도 필요 없다. 하지만 그 대가로 성능이나 프라이버시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송범근 필자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2호(https://www.imaso.co.kr/archives/2518)'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