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첫 단추로 꼽히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분할·합병 계획과 관련, 국제 의결권 자문사가 반대 권고를 내렸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알렸다.

현대차그룹 양재본사. / IT조선 DB
현대차그룹 양재본사. / IT조선 DB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ISS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의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다. 이번 ISS의 '반대' 권고는 현대차그룹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분할·합병을 위해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로 보인다.

ISS는 성명을 통해 "거래 조건이 한국 준거법을 완전히 준수하지만, 그 거래는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해 보인다"며 5월 29일 열릴 예정인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전했다.

앞서 ISS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루이스도 14일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이 "의심스러운 경영논리"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16일 "ISS의 '반대' 권고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고, 시장을 호도하는 행위여서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그룹의 출자구조 개편은 ISS 주장과 반대로 모비스 주주에게 오히려 이익이 되는 것"이라며 "이번 구조개편을 통해 사업 가치고리(벨류체인)의 강화 및 전문화가 가능하고, 그룹사들이 각각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면서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공식입장으로 ▲이번 개편안은 모비스 주주에게 이익이 될 것이 확실하고 ▲분할·합병으로 모비스는 미래 경쟁력 및 기업가치를 극화할 수 있고 ▲현대글로비스는 분할·합병 이후 시너지 및 비용절감을 통해 SCM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 ▲그룹이 산정한 분할·합병 비율은 엄격한 자본시장법 등 한국의 법적 근거에 따라 공정하게 산출됐고, 모비스 주주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고 ▲ 지배구조 개편은 순환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선제적, 그리고 자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며 ▲후속 대주주 지분거래의 확실성 및 공정한 거래조건을 보장할 것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장기 투자자 및 현대차그룹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며 "다수의 주주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 주주총회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지배구조개편안의 당위성과 취지에 대해 시장과 주주를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