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구진, 와인 성분으로 심장에 약물 전달하는 기술 개발

입력 2018.05.16 11:00

국내 연구진이 와인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산'을 이용해 약물을 심장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해신 교수(화학과) 연구팀이 간단한 정맥주사만으로 심장 질환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표적화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심혈관계 질환 극복을 위한 화학 약물 요법이나 치료용 단백질 등이 개발되고 있으나, 여전히 직접적인 수술이나 스텐트 삽입 등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일반 정맥주사로 약물을 심장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탓이다. 심장은 운동성이 강해 정맥으로 주사된 약물이 순환하는 동안 심장으로의 전달 효율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연구팀은 탄닌산을 단백질, 펩타이드 등 약물과 혼합시켜 입자화하는 방법을 통해 심장 조직을 표적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탄닌산은 와인의 떫은맛을 내는 폴리페놀 분자의 일종으로 혀에 존재하는 점막 단백질과 결합해 떫은맛을 낸다.

탄닌산으로 제조한 단백질 복합체가 심장 조직에 전달되는 모식도. / 한국과학기술원 제공
연구팀은 탄닌산과 단백질 사이의 강한 분자 간 결합력을 이용해 치료용 단백질, 유전자 전달체인 바이러스 또는 기능성 펩타이드 약물 등을 섞어주는 방법으로 입자화에 성공했다.

탄닌산을 이용한 단백질 입자화 기술의 원리는 일종의 '분자 수준에서의 코팅' 기술이다. 입자화된 단백질 복합체 표면에 코팅된 탄닌산은 심장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밀집한 엘라스틴 및 콜라겐 단백질과 강한 상호작용을 하면서 심장 조직에 부착된 상태로 오랜 시간 머물게 된다.

연구팀은 탄닌산-단백질 복합체가 기존 단백질만 주사했을 때와 비교해 5일 이상 장기적으로 혈관 내에서 순환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기술은 단백질 기반의 다양한 신약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이해신 교수는 "지금까지 심장질환 관련해 많은 약물이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약물을 심장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며 "이번 기술은 기존 약물을 새롭게 공식화해 개량 신약으로 만들 수 있는 원천 기술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