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LG전자, 한치 앞만 보고 스마트폰 쏟아내면 실적 개선될까

입력 2018.06.01 06:00 | 수정 2018.06.01 14:22

LG전자는 5월 3일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G7 씽큐’를 공개한 후 18일 제품 판매에 돌입했습니다. LG전자는 신제품이 소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6월 V30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V35’를 출시합니다. 또 Q7, Q7+(플러스), X5, X2 등 중저가 스마트폰 5종도 추가로 내놓습니다. V·Q·X 시리즈 스마트폰 신제품을 모두 쏟아내는 것입니다.

LG전자가 한 달 사이에 다양한 스마트폰을 쏟아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지난 1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근본적인 혁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던 것과 사뭇 다른 행보여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조 부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 출시 시기나 제품의 스펙 등은 필요성이 느껴질 때 결정하겠다”며 “경쟁사가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따라가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지금까지는 정해진 시기에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앞으로는 오랫동안 끌고 가는 좋은 제품을 출시해 롱런하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덧붙였습니다.

G7 씽큐. / LG전자 제공
오는 6월에 나오는 V35는 2017년 하반기 출시한 V30 디자인에 G7 씽큐의 성능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들어갑니다.

Q7시리즈는 5.5인치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와 퀄컴 스냅드래곤 450을 탑재했습니다. 두 제품간 차이는 ▲후면 카메라 화소 ▲램(RAM) 용량 ▲저장공간 용량 ▲쿼드 DAC 유무 등입니다.

LG전자는 보급형 라인업인 X 시리즈 신제품으로 X5와 X2를 선보입니다. 두 제품은 램 2GB, 저장공간 32GB 등 저사양 제품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LG전자는 3월 V30S 씽큐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7개의 신제품을 쏟아내게 됩니다.

◇ 美 AT&T “G7 씽큐 판매 않겠다”는 한마디에?

LG전자가 올해 신제품을 무더기로 쏟아내는 이유는 뭘까요? 우선 V35만 놓고 보면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인 AT&T가 G7 씽큐를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AT&T가 G7 씽큐를 출시하지 않는 이유는 이 제품이 노치 디자인을 갖춘데다 OLED가 아닌 LCD를 탑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이유로 AT&T는 OLED를 탑재하고 노치 디자인을 배제한 제품을 요구했습니다. LG전자는 AT&T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노치디자인을 채택하지 않으며 동시에 OLED를 탑재한 V35를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LG전자는 AT&T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미국 이통사인 AT&T가 LG전자 전략 스마트폰을 판매하지 않는 것은 LG전자에 큰 타격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북미 시장은 LG전자의 글로벌 공략지 중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LG전자는 미국의 ZTE와 화웨이 규제로 반사이익을 봐야 하는 상황인데, 북미 시장이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LG전자의 북미 시장 점유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AT&T가 전략 스마트폰인 G7 씽큐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하니 급하게 V35를 내놓은 느낌입니다. G7 씽큐에 집중해야 할 상황에서 V35를 출시해 투 트랙 전략을 펼쳐야 하니까요. 그리고 이왕 생산하기로 결정한 V35는 미국 AT&T 뿐 아니라 다른 시장에도 공급하는 모양인가 봅니다.

◇ LG전자 “ 제조비 절감 노하우 있다”

LG전자는 제조비 절감 노하우가 생겨 스마트폰을 쏟아내는 데 무리가 없다고는 합니다. 실제로 LG전자는 스마트폰 라인업을 플랫폼화하고 모듈러 디자인으로 설계해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모듈러 디자인은 제품에 필요한 여러 부품을 통합하고 표준화해 블록과 같은 패키지로 생산하는 시스템입니다. 생산 공정 간소화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V시리즈, Q시리즈, X시리즈 등 저가부터 고가 라인업을 완성함으로써 소비자가 입맛에 맞는 제품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길도 열렸습니다.

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전략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고객부터 저가형을 원하는 고객까지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소비자는 선택의 폭을 넓히고 체험 기회를 통해 LG전자 스마트폰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G7 씽큐에만 집중해야 할 시기에 여러 제품이 나오면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V35가 G7의 시장을 잡아먹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성진 부회장·황정환 MC사업본부장 투톱이 이익률을 높이며 근본적인 개선을 하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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