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사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5월 31일(현지시각)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차 부문 'GM 크루즈'에 22억5000만달러(2조4240억2500만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기금은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등과 조성한 1000억달러(107조7100억원) 규모의 '비전 펀드'에서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비전 펀드는 투자기금 중 11억5000만달러(1조2386억6500만원)를 GM 크루즈에 투자한다. 이는 GM 시가총액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 벤처기업 크루즈는 2016년 GM에 10억달러(1조771억원)에 인수됐고, 이후 독립 사업부로 운영 중이다.

GM의 자율주행차 부문 GM 크루즈가 연구 중인 차량. / GM 홈페이지 갈무리
GM의 자율주행차 부문 GM 크루즈가 연구 중인 차량. / GM 홈페이지 갈무리
GM은 2018년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GM 크루즈에 11억달러(1조1848억1000만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자본 지출액의 12%에 해당한다. GM의 크루즈 인수 후 40명이던 직원 수는 800명 이상으로 늘었다. GM 크루즈는 미국 여러 도시에서 180대의 자율주행 쉐보레 볼트 전기 자동차를 테스트 중이다.

소프트뱅크의 이번 투자로 GM은 시장의 호응을 받는다. 최근 몇 년간 영업이익이 증가했을 때도 쉽게 오르지 않았던 주가가 소프트뱅크의 투자 발표 후에 껑충 뛰었다. GM 주가는 전날 대비 13% 상승한 42.7달러(4만6000원)에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소식은 자율주행차 부문에 시동을 걸고 있는 GM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다"며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이미 우버와 디디추싱 등 전 세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에 200억달러(21조5420억원)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또 "손정의 사장은 자율주행차를 이용해 전 세계 차량 공유 서비스를 연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 소프트뱅크 300년 역사 만들려 100년 전통 GM에 투자

손정의 사장은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관련 분야에 잇달아 투자 중이다.

블룸버그는 "손정의 사장은 소프트뱅크가 300년 동안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GM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 조선일보 DB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 조선일보 DB
소프트뱅크는 이미 인공지능 컴퓨팅 플랫폼 제조회사 엔비디아, 지도 전문 스타트업 맵박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나우토 등에 투자했다. 이외에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브레인에 투자하는 등 로봇 분야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기존 완성차 제조업체는 물론 구글, 애플과 같은 IT 기업이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는 올해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이기 위해 크라이슬러로부터 미니밴 6만2000대를 구입했다. 포드 자동차는 미국 피츠버그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아르고 인공지능( Argo AI)에 5년 동안 10억달러(1조771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포드는 2021년에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마이클 로넌 소프트뱅크 투자 고문은 "GM이 크루즈를 인수한 이래 보여준 (자율주행차) 발전 속도에 매력을 느꼈다"며 "GM은 자사의 공장에서 자율주행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는 "이런 GM의 능력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경쟁자와의 차별 요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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