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전자 상무(사진)의 4세 경영 체제를 앞둔 LG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전면에 내세우며 투자에 속도를 낸다. 산업용 로봇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로봇 중소기업에 연이어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향후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다진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최근 로봇기업 지분 투자에 맞춰 자율주행 물류로봇, 로봇 하드웨어(HW), 로봇 소프트웨어(SW) 개발 R&D 인력을 충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의 지분을 취득한다고 5월 29일 밝혔다. 7월 중 로보스타가 실시하는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20%를 취득할 예정이다. 투자금액은 536억원쯤이다.

LG에 따르면 구광모 상무는 IT 동향에 관심이 많아 각종 콘퍼런스에 참석해 신사업 트렌드를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재계는 구광모 상무 체제에서 인공지능(AI)·로봇 등 4차 산업 분야에서 활발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LG전자 로봇 3종. / LG전자 제공
LG전자 로봇 3종. / LG전자 제공
1999년 설립된 로보스타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등 생산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스카라로봇과 원통좌표로봇 등을 생산·판매한다.

앞서 LG전자는 로보스타와 손잡고 산업용 로봇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양사와 한국기계연구원은 2016년 LG전자 스마트폰 생산라인에 투입할 산업용 양팔로봇 ‘아미로’를 개발했다.

LG전자는 ‘지능형 자율공장’ 구축에 로보스타의 산업용 로봇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2018년 초 로봇 개발업체 로보티즈 지분을 인수했다. 당시 LG전자는 90억원을 투자해 로보티즈 지분 10%쯤을 확보했다. 또 세계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8에서도 서빙·포터·쇼핑 카드 로봇 3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3월에는 상대의 감정을 파악해 대답하는 AI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인 ‘아크릴’ 지분을 10% 확보했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전자업계 내에서는 로봇사업에 최대 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며 “청소기부터 쌓아온 로봇 기술을 토대로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17년 초 '세계 상업 로봇 시장' 보고서를 통해 2020년까지 세계 로봇 시장 규모가 2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6년 예측치보다 두배쯤 증가한 수치다. 현재 산업용 제조 로봇시장이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개인 서비스용 생활 로봇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