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어코드 2.0T, 지루한 일본 세단의 놀라운 반전

입력 2018.06.04 14:20

2018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한 혼다 어코드가 국내 정식 출시됐다. 미국에서 2017년 출시된 차 중 성능과 상품성, 경제성 면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차를 뽑는 ‘올해의 차’ 수상작인 만큼 높은 가치로 무장한 것이 특징이다.

혼다 10세대 신형 어코드 2.0T 스포츠. / 혼다코리아 제공
신형 어코드는 2017년 1만299대를 기록, 다시금 1만대 클럽 반열에 오른 혼다코리아에게도 중요 모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성과는 하반기 어코드(9세대) 판매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둔 것이어서 10세대 신형에 거는 기대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1만대 판매를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감을 모은다.

국내 출시되는 10세대 어코드는 세 동력계를 얹는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1.5터보(T)로, 기존의 가솔린 2.5리터를 대체하는 모델이다. 무단변속기(CVT)를 조합해 194마력의 최고출력과 26.5㎏·m의 최대토크를 확보했다. 연료효율은 복합기준 13.9㎞/ℓ로, 동력성능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가격은 3640만원이다.

2.0T는 이전의 가솔린 3.5리터를 대신한다. 최고출력은 256마력, 최대토크는 37.7㎏·m에 이른다. 연료효율은 10.8㎞/ℓ, 10단 자동변속기를 물린다. 가격은 4290만원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를 더한다. 2.0리터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조합했다. 효율은 무려 18.9㎞/ℓ, 두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4240만~4540만원에 형성됐다. 7월 중 출고가 시작될 예정이다.

혼다 10세대 신형 어코드 2.0T 스포츠. / 혼다코리아 제공
국내 시승회에는 2.0T만 나왔다. 현재 혼다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파워트레인이기도 하고, 1.5T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황이라 2.0T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 실제 국내 소비자는 터보차저를 부착한 엔진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고, 엔진 배기량으로 차의 등급을 매기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먼저 새 어코드의 디자인은 이전의 고리타분한 디자인을 벗어 던진 것이 특징이다. ‘깔끔함(clean), 스포티(sporty), 성숙함(mature)’를 디자인 콘셉트로 잡고 있으며, 혼다의 차세대 전면 디자인 기조인 솔리드 윙을 적용했다. 강인하면서 정돈된 동시에 폭이 넒어 안정감이 상당하다. 여기에 그간 일본차는 채택을 미뤄온 LED 램프의 적극 사용으로 미래지향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측면은 뒤쪽의 패스트백(지붕선이 트렁크 끝단까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형태)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3박스(엔진룸, 승객석, 트렁크로 구분되는 차의 형태. 승객석과 트렁크가 한 덩어리인 SUV나 해치백의 경우에는 2박스로 부른다) 정통 세단의 인기가 차츰 줄고 있는 탓이다. 마치 쿠페를 연상케 하는 것이 특징이다. 후면 역시 LED 램프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내는 넉넉하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최근 흐름에 따라 넓고 얇게 그려졌고, 손과 눈이 닿는 각 부위의 고급스러움도 이전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부분이다. 기어는 버튼식으로 조작 편의성과 실내 디자인의 자율성을 부여했으며, 디지털 계기판과 8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등도 직관적이다. 시트의 착좌감이나 공간의 여유로움 역시 이전 세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점이다. 느낌은 준대형 세단에 버금갈 정도다.

혼다 10세대 신형 어코드 2.0T 스포츠. / 혼다코리아 제공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낮은 엔진 소음이다. 터보 장착으로 자연흡기 엔진의 맛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장점이 확실하다. 저회전영역에서의 응답성을 높인 세팅 덕분에 출발 가속이 꽤 경쾌하다. 가속페달을 꾹 밟아보니 10단 자동변속기가 착착 물리며 속도가 부드럽게 오른다. 속도를 높이고 내리는데 스트레스는 발생하지 않는다.

일본차들은 그렇지 않아도 조용하다는 장점이 확실한데, 10세대 신형 어코드는 더 조용해졌다. 방음패키지가 적용됐고, 공기역학성능도 이전보다 높였기 때문이다. 앞쪽과 뒤쪽에 넣은 액티브 노이즈 콘트롤은 소음을 효과적으로 상쇄한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차가 홱홱 돈다. 추종성이 좋아졌다고 봐야겠다. 듀얼 피니언 EPS를 적용한 덕분이다. 민첩하고 직관적인 조향이 가능하다는 게 혼다 설명이다. 실제 감각도 그러했다. 다양한 전자장비의 채용은 운전을 손쉽게 만들어 주는데, 특히 이런 부분에서의 변화가 참 긍정적이다.

승차감도 더욱 개선됐다. 대표적인 대중브랜드로 꼽히는 혼다임에도 고급브랜드에서나 볼 수 있던 액티브 댐퍼 시스템을 채용한 점이 놀랍다. 노면에 맞게 서스펜션의 감쇠력을 조절한다. 여기에 3가지의 주행모드가 붙는다. 각각의 주행모드는 주행특성에 맞게 서스펜션 감각이나 핸들링, 변속감 등이 변화한다. 이콘(ECON)은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고, 노멀은 그야말로 보통 상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계기판의 색깔이 붉은색으로 바뀌면서 달릴 채비를 마친다. 가속페달을 눌러 밟으면 엔진음이 당차게 울리며 차가 쏜살같이 튀어 나간다.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넣으면 카메라를 통해 우측 후방의 상황이 센터페시아 모니터에 뜬다. 안전한 차선변경을 위한 기능으로 상당히 유용하다. 다만 좌측 차선변경 시에는 활성화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좌핸들 특성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을 듯 하다.

혼다 10세대 신형 어코드 2.0T 스포츠. /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 센싱이라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준비했다. 여러 보조시스템을 만날 수 있다. 오토하이빔, 자동감응식정속주행, 저속추종, 차선유지보조 등으로 구성됐다. 도요타 캠리보다 앞서는 수준이다. 다만 이들에 의한 부분자율주행은 그 시간이 짧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자마자 다시 잡으라는 메시지를 만날 수 있다. 최근 비슷한 기능을 갖춘 차들이 보통은 15초 내외의 기능 활성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무선충전시스템, 다양한 정보를 유리창에 표시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 등도 유용한 기능으로 여겨진다.

혼다 어코드는 이전보다 나아진 상품성, 성능, 첨단기능 등으로 세대 변경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여기에 세련된 디자인이나 수준을 업그레이드한 실내 등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수입차 대중화 시대에 있어 혼다의 가치는 예전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탄탄한 기본기에 잔고장 적은 기술적인 신뢰도 등으로 대표되는 혼다 최대 장점은 전혀 희석되지 않았다. 신형 어코드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이 연간 1만대를 떠받치는 힘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