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4일(현지시각) 미국에서 개발자 회의 WWDC2018을 열고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플랫폼 ‘AR키트2(ARKit2)’를 발표했다. 팀 쿡 애플 CEO가 수차례 중요하다고 강조한 증강현실 시장 선점을 위한 조치다.

증강현실은 현실 공간에 3D 가상현실 콘텐츠를 덧씌우는 기술이다. 사용자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생활 공간을 원격 회의실로도, 만화나 게임 화면으로도 만들 수 있다.

애플이 발표한 AR키트2는 증강현실 콘텐츠의 품질과 응용 범위를 함께 향상한다. 먼저 증강현실 콘텐츠의 ‘3D 렌더링(묘사) 정확도’가 높아진다. 증강현실 3D 콘텐츠와 현실 물체와의 이질감이 줄어들 전망이다. 증강현실 콘텐츠로 자주 활용되는 ‘인물 얼굴 표정’도 더 정확하게 포착한다.

애플 AR키트2를 응용한 애플리케이션 레고 AR 시티. / 애플 제공
애플 AR키트2를 응용한 애플리케이션 레고 AR 시티. / 애플 제공
애플 AR키트2에는 ‘3D 물체 감지’ 기능이 추가된다. 벽에 붙은 포스터나 글자 등 평면 피사체뿐 아니라, 탁자나 공과 같은 입체 피사체까지 감지·묘사하는 기능이다.

사용자 여러명이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시점으로 증강현실 콘텐츠를 즐기는 ‘경험 공유’는 애플 AR키트2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사용자 여러명이 같은 게임을 즐길 수도, 멀리 떨어져 있는 설계사들이 증강현실 공간에 모여 동시에 작업할 수도 있다. 원격 회의, 예술 작품 공동 참여 시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애플은 AR키트2의 기능을 활용한 기본 앱으로 ‘메저(Measure)’를 제공한다. 애플 아이폰 혹은 아이패드 카메라에 비친 피사체의 치수를 측정해주는 앱이다. 길이만 측정 가능했던 기존 앱과 달리, 애플 메저 앱은 부피까지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AR키트2와 함께 전용 포맷 ‘USDZ’도 공개했다. 애플 USDZ는 증강현실 콘텐츠를 담을 파일 형식으로 아이메시지, 사파리와 메일 등 애플 서비스와 연동된다. 오토데스크, 어도비시스템즈 등 이미징 관계사도 이 포맷에 참가한다.

애플은 AR키트2를 ▲아이패드 프로 전 모델 ▲아이패드 5·6세대 ▲아이폰 6s 이후 스마트폰에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