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경영전략 회의인 ‘컨센서스 미팅’의 주재를 하현회 LG 부회장이 맡고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LG가(家) 4세인 구광모 LG전자 상무 중심의 경영체제 개편에 맞춰 그룹 경영 관여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본사. / LG전자 제공
LG그룹 본사. / LG전자 제공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4일 LG전자를 시작으로 계열사별 사업 성과와 중장기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컨센서스 미팅을 진행 중이다. 컨센서스 미팅은 하현회 부회장 주재로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


1989년부터 시작된 컨센서스 미팅은 LG그룹의 독특한 경영전략 미팅으로 꼽힌다. 지주사와 각 계열사의 1일 1개사 미팅을 통해 사업 성과와 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매년 6월과 10월에 한 차례씩 열리며, 고(故) 구본무 회장은 생전 이 컨센서스 미팅을 항상 직접 챙기며 각 계열사 CEO와 직접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준 부회장(사진)은 구본무 회장 투병 중이었던 2017년 컨센서스 미팅을 잇달아 주재했다.

2018년 첫 컨센서스 미팅은 구 회장 사후 구 상무 체제가 떠오른 뒤 열리는 첫 회의로, 구 부회장이 하 부회장에게 주재를 위임한 것은 LG그룹의 장자 상속 원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전략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 상무의 경우 공식적인 신분이 아직 LG전자 ID사업부장이어서 이번 컨센서스 미팅에 참여하지 않는다. 10월로 예정된 2018년도 두번째 컨센서스 미팅부터 LG의 사내이사로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LG는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구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하면 구 상무는 주주 대표의 일원으로 LG 이사회에 참여한다. LG 이사회의 사내이사 구성은 구 상무, 하현회 부회장, 김홍기 LG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 등 3인 체제로 완성된다.

주총 이후 LG에서 구 상무가 어떤 직급을 부여받고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