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우연히 본 옷과 가방, TV 방송 혹은 인터넷 페이지에 올라온 의류 및 잡화 상품을 사진만으로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이미지 분석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전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출범을 가능케 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월부터 온라인 쇼핑몰 ‘신세계몰’에서 ‘쓱렌즈(SSG Lens)’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다. 쓱렌즈는 딥러닝(수많은 데이터를 분석, 패턴을 찾아내 이를 토대로 분류하는 기술)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이다. 쓱렌즈를 사용해보니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 수준이었다.

신세계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홈페이지.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홈페이지. / 차주경 기자
옷이나 신발, 가방 등 의류와 잡화류 상품을 신세계몰 쓱렌즈로 촬영하면, 쇼핑몰에서 해당 상품이나 가장 유사한 상품을 찾아준다. 하니씩 리뷰해보자.

신세계몰 쓱렌즈 사용 화면.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사용 화면. / 차주경 기자
스마트폰으로 바로 사진을 촬영해 적용할 수도 있고,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제시해 상품을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세계몰 쓱렌즈는 현재 시범 서비스 단계로, 옷이나 가방, 신발만 인식할 수 있다.

신세계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검색창에 배치된 쓱렌즈.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검색창에 배치된 쓱렌즈.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사용법은 간단하다. 신세계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 후 실행하면 검색창 바로 옆에 쓱렌즈 아이콘이 나온다. 아이콘을 누르면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이 켜지고, 이 상태에서 옷이나 신발, 가방을 촬영하면 신세계몰 쓱렌즈가 사진을 분석한 후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신세계몰 쓱렌즈 ‘셔츠’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셔츠’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먼저 가장 무난한 ‘셔츠’를 촬영해봤다. ‘흰색’, ‘줄무늬’가 있는 ‘긴팔 셔츠’였다. 신세계몰 쓱렌즈는 잠시 고민하더니 검색 결과를 나열했다. 신세계몰 쓱렌즈가 제시한 상품은 흰색 긴팔 셔츠이기는 했지만, 줄무늬는 없었다. 사진 속 인물의 포즈를 검색 결과에 반영한 점은 재미있게 느껴졌다.

신세계몰 쓱렌즈 ‘셔츠’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셔츠’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측은 쓱렌즈가 사진속 제품의 ▲기장 ▲형태 ▲패턴 ▲소재 ▲색상 등 255개의 라벨을 자동 추천한다고 밝혔다. 라벨 중 ‘형태’는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했다. 하지만 유독 ‘색상’ 정보는 잘 파악하지 못했다. ‘짙은 파란색’, ‘반팔 셔츠’가 있는 사진을 본 후 #반팔 #폴로카라 #단색 #면 이라는 라벨을 붙였다.

신세계몰 쓱렌즈 ‘유아동 옷’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유아동 옷’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알아보기 쉬운 정장이나 셔츠가 아닌, 알록달록한 ‘영유아 옷’을 신세계몰 쓱렌즈로 촬영했다. 정면이 아닌데다 여러 색상이 겹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옷 종류는 물론 색상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쓱렌즈 사용 시에는 되도록 옷이 크고 선명하게 나오도록 촬영하는 것이 좋다는 교훈을 얻었다.

신세계몰 쓱렌즈 ‘정장 구두’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정장 구두’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신발을 인식하는지 시도해봤다. 무난한 ‘갈색’ ‘정장 구두’부터 검색을 해 봤는데, 결과는 무난하게 나왔다. 구두와 로퍼는 다른 신발이지만, 이 정도는 이해할 만하다. 신세계몰 쓱렌즈는 이 정장 구두를 #정장화/옥스포드 #단색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검색에서도 #갈색은 파악하지 못했다.

신세계몰 쓱렌즈 ‘여성 스트랩 슈즈’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여성 스트랩 슈즈’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디자인이 복잡한 여성 신발은 어떨까. 스마트폰 카메라로 ‘핑크색’에 가까운 ‘스트랩 슈즈’를 촬영했다. 쓱렌즈가 제시한 태그는 #샌들/스트랩 #단색이었다. 여전히 색상은 인식하지 못했다.

신세계몰 쓱렌즈 ‘숄더백 카메라 가방’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숄더백 카메라 가방’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제품에 로고나 문자가 있다면 더 쉽게 상품을 파악하지 않을까? 정면에 로고 글자가 새겨진 ‘황토색’ ‘숄더백’형 ‘카메라 가방’과 ‘빌링햄’을 쓱렌즈로 촬영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숄더백이라는 점만 인식하고 가방의 로고나 색상, 유형 등은 인식하지 못했다.

신세계몰 쓱렌즈 ‘정장 백팩’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정장 백팩’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직장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기 브랜드의 ‘정장 백팩’도 촬영해 봤다. 쓱렌즈는 #백팩 #단색이라는 분석 결과를 나타냈고, 모양이 제법 비슷한 가방을 제시했다. 의아한 점은, 가방 색상이 두가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색’으로 분류했다는 점이다.

신세계몰 쓱렌즈 ‘군복’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군복’ 촬영 결과. / 차주경 기자
쓱렌즈는 정말 색상을 인식하지 못할까? 이번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 전 촬영해 스마트폰에 저장해둔 사진을 제시했다. ‘군복’을 입은 해군 정훈장교가 드론 교육을 받는 사진이었다. 쓱렌즈는 이번에 의외의 결과를 나타냈다.

태그는 #플레어 #프린트/캐릭터로 잘못 제시했지만, 군복 위장 무늬를 제대로 알아보고 유사한 의류를 추천했다. 물론 ‘여성 의류’를 먼저 제시한 점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신세계몰 쓱렌즈 사용 화면.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쓱렌즈 사용 화면. / 차주경 기자
쓱렌즈는 피사체 윤곽이나 종류, 모양을 파악하는 능력에 있어 100점 만점에 90점을 줬다. 하지만 색상을 거의 알아보지 못하는 점에서 -15점, 비교적 인식하기 쉬운 글자도 파악하지 못하는 점에서 -15점을 줬다. 합계 점수는 60점이다.

물론, 쓱렌즈 정식 서비스 후에는 점수가 오를 수 있겠지만,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전혀 베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