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가상현실(VR) 테마파크의 차별화 포인트는 시설이 아니다. 독특한 콘텐츠다. 일본을 콘텐츠 왕국으로 만든 만화·애니메이션·게임을 적극적으로 활용, 세계 VR 테마파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VR 테마파크 ‘VR존’은 4월 일본의 국민게임이라 칭송 받던 ‘드래곤퀘스트’를 소재로 새로운 VR어트렉션을 선보였다.
드래곤퀘스트 세상의 땅을 밟은 참가자는 직접 자신의 발로 걸어 세계를 탐험하고 검과 방패 역할을 하는 콘트롤러를 휘둘러 몬스터를 물리친다. 인기 콘텐츠에 최신 VR 기술을 접목한 것이 체험자의 재미와 만족도를 높인다.
드래곤퀘스트VR 소개 영상. / 유튜브 제공
VR존 이용 요금은 1일 이용권에 해당하는 ‘원데이 티켓’이 4400엔(4만3000원)이다. 콘텐츠 관련 캐릭터 상품과 음식 판매를 포함한 객단가는 대형 오락실 보다는 테마파크에 가깝다.
일본 VR업계에서 여성 소비층의 공감을 얻어냈다고 평가 받는 VR 어트렉션으로는 현지 여성 가수 ‘캬리 파뮤파뮤’를 기용해 만든 ‘캬리 파뮤파뮤 XR라이드’다.
나카지마 히로유키(中嶋啓之) 유니버셜스튜디오 재팬 콘텐츠개발실 실장은 “캬리 파뮤파뮤 XR라이드 이용자의 반은 그녀의 팬이며, 나머지 반은 유니버셜스튜디오 재팬 이용을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다”며 “캬리 파뮤파뮤를 테마로 한 어트렉션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2016년 11월 일본 현지에서 열린 재팬VR서밋2 행사에서 밝힌 바 있다.
일본 현지 VR 테마파크는 2017년 도쿄를 중심으로 사업이 확장되는 형태를 보였으며, 지금은 주요 VR 테마파크가 카가와, 오사카, 쿄토 등 지방으로 그 세력을 확대해 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가 26개 이상의 VR 및 증강현실(AR) 어트렉션을 도입해 운영 중이며, AR 스포츠 ‘하도(Hado)’ 등 밀리프가 개발한 세 가지 AR 어트렉션을 가동 중이다. 하우스텐보스는 도쿄 시부야에서도 ‘시부야 VR랜드’란 이름으로 VR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