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치킨 게임은 없다"...낸드업계, '96단·쿼드' 초격차 전략 시동

입력 2018.06.12 06:00

삼성전자 등 낸드플래시 선두업체들이 차세대 기술로 중국 등 후발주자 따돌리기에 나섰다.

평면 기판 위에 칩을 쌓아 올려 같은 면적 대비 고용량을 구현하는 3D 낸드플래시 기술이 기존 4세대 64단을 넘어 올해 5세대 96단으로의 진화를 예고하는가 하면,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를 현재 3비트에서 4비트로 늘린 쿼드 레벨 셀(QLC) 기술의 상용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낸드플래시 생산을 시작, 치킨 게임(죽기살기식 출혈 경쟁)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선발주자들이 차세대 기술에 공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4세대 64단 TLC V낸드 제품군. / 삼성전자 제공
낸드플래시에서 데이터가 저장되는 최소 단위를 셀(cell)이라고 한다. 낸드플래시 업계는 동일 면적에 저장 용량을 늘리기 위해 하나의 셀에 기록할 수 있는 단위를 1비트(0 또는 1)에서 2비트, 3비트로 늘리는 멀티 레벨 셀(MLC), 트리플 레벨 셀(TLC)로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하나의 셀에 4비트를 기록하는 QLC 기술이 상용화되면 TLC 제품과 같은 면적에 33%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웨이퍼(반도체 원료 기판)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체 용량이 커지기 때문에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QLC 기술 개발을 이미 완료하고 시제품을 선보이는 등 차근차근 양산 준비를 거쳤다. 본격적인 제품 상용화는 컨트롤러와 지원 소프트웨어 등의 최적화 수준을 고려해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말에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QLC 기반 96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마이크론과 인텔도 QLC 기반 64단 3D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SSD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과 인텔은 칩 하나로 테라비트(Tb) 용량을 구현했다고 강조했으나, 96단 로드맵에 대해서는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QLC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한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올해 중 QLC 기반 96단 3D 낸드플래시 시험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연내 QLC 기술 개발 완료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경우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컴퍼니(YMTC)가 연내 양산 예정인 제품은 MLC 기반 32단 3D 낸드플래시로 알려졌다. 64단을 거쳐 96단을 내다보는 경쟁 업체와 비교하면 단 수는 물론, 집적도 면에서도 두 세대나 뒤진다. 삼성전자의 경우 32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한 게 2014년이니 적어도 4년의 기술 격차가 나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TLC가 MLC를 대체하고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서기까지 3~4년쯤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QLC 제품이 첫선을 보이면 2021년쯤에는 안정성을 검증받고 TLC와 함께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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