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은 나노 다결정 소재를 적용한 열전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으며 최근 구미 공장에 소재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제품은 내년 상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LG이노텍이 개발한 나노 다결정 열전 반도체. /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이 개발한 나노 다결정 열전 반도체. / LG이노텍 제공
열전 반도체는 전기를 공급해 냉각·가열 기능을 구현하고, 온도 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부품이다. 열전 반도체에 전기가 흐르면 한쪽은 발열, 반대쪽은 냉각되는 ‘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와 반대로 양쪽에 온도 차를 주면 전력을 발생하는 ‘제벡 효과(Seebeck effect)’를 이용한다.

LG이노텍이 이번에 개발한 열전 반도체는 나노 다결정 소재를 적용했다. 나노 다결정 소재는 10억분의 1미터(m) 수준인 나노미터(㎚) 단위의 초미세 결정 구조를 구현했다. 나노 다결정 소재는 단결정 소재와 비교해 강도가 2.5배 이상 높아 진동으로 소재가 깨지기 쉬운 차량·선박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열저항을 최소화한 자체 모듈 구조를 적용해 단결정 열전 반도체 모듈 대비 냉각 효율을 30% 높여 같은 온도로 냉각 시 소비전력을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

열전 반도체를 냉장고, 정수기 등 소형 가전에 적용하면 제품 소음과 크기를 줄일 수 있다. 기존 컴프레서 방식의 소형 냉장고 소음이 29데시벨(㏈)이라면, 열전 반도체 적용 시 소음을 최대 19㏈까지 낮출 수 있다. 제품 크기도 컴프레서 방식 대비 최대 40%까지 작고 얇게 만들 수 있다.

열전 반도체를 광 송·수신기 등 통신용 데이터 전송 장비에 적용하면 광통신 부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데이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광통신 부품은 일정 온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파장 변화, 출력 감소 등으로 데이터 전송 효율이 저하되며 통신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외에도 차량이나 선박에 적용 시 운행 중 발생해 버려지는 폐열을 전기로 변환해 재활용함으로써 연료와 배출되는 유해가스를 줄일 수 있다. 선박의 경우 열전 반도체를 적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2020년부터 강화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대기오염 배출규제 대응에 유리하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전 세계 열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7155만달러(5080억원)에서 2020년 6억2673만달러(675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