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와 할리우드 여배우 메건 마클의 결혼식이 열린 5월 19일 영국 윈저성.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날 아마존의 얼굴 인식 기술 '레코그니션(Rekognition)'를 사용해 하객으로 참석한 유명 인사의 이름을 파악했다.

중국 경찰은 4월 5만명이 운집한 콘서트에서 수배범을 체포할 때 얼굴 인식 기술을 썼다. 홍콩 유명 가수 장쉐여우(張學友)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콘서트장으로 향한 수배범을 안면 인식 기술 기반으로 찾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이르면 2019년 여권과 탑승권 없이 얼굴 인식만으로 출국이 가능한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17일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전 등록한 안면 인식 정보가 탑승권이나 여권을 대체하는 '스마트패스'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얼굴 인식 기술 '레코그니션(Rekognition)'을 사용한 유명 인사 인식 기술 설명 이미지. / 아마존 홈페이지 갈무리
아마존의 얼굴 인식 기술 '레코그니션(Rekognition)'을 사용한 유명 인사 인식 기술 설명 이미지. / 아마존 홈페이지 갈무리
◇ 미국 경찰, 운전 면허 사진을 안면 인식 DB로 구축

애플은 2017년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아이폰X'에 안면인식 기술을 탑재했고, 이후 해당 기술은 생활 곳곳에 파고들었다. 하지만 얼굴 인식 기술의 편리함 못지 않게 사생활 침해 우려도 높다. 중국을 중심으로 범죄자를 체포할 때 얼굴 인식 기술을 쓰자 모든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미국 메릴랜드주의 작은 도시 헤이거즈타운 경찰이 안면 인식 프로그램을 이용해 강도 용의자를 추적하는 데 성공한 소식을 전하며 "디지털 시대의 범죄 해결 기법이 개인정보 옹호자와 법 집행 기관 사이에서 논쟁의 중심에 섰다"고 보도했다.

메릴랜드주 경찰은 용의자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기존에 확보한 얼굴 사진을 데이터베이스(DB)와 비교해 용의자 추적에 성공했다. 조지타운대가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2명 중 1명에 달하는 1억1700만명의 얼굴 사진이 법 집행 기관의 안면 인식 네트워크 DB에 올라갔다. 메릴랜드주에만 700만명의 운전면허 사진이 DB로 구축된 상태다.

사생활 보호 단체는 운전 면허증 등록 등을 위해 제공한 사진을 경찰의 안면 인식 DB에 저장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범죄 경력이 없는 시민의 운전 면허증 사진까지 범죄자 체포에 사용하는 것은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것이다.

◇ 중국 공안 ‘빅 브러더’ 논란

중국에서도 공안(경찰)이 체제 안정과 범죄자 소탕을 위해 안면 인식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 알려지자, 개인 정보 침해 우려가 일었다.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쓰고 있는 중국 공안(경찰). / 유튜브 갈무리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쓰고 있는 중국 공안(경찰). / 유튜브 갈무리
중국 정부는 2015년 공안부 주도로 13억 인구의 얼굴을 3초 안에 90% 정확도로 파악할 수 있는 안면 인식 DB를 구축했다. 중국 공안은 2월 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를 맞아 허난성 정저우 지역 기차역에서 스마트 안경의 성능을 테스트했다. 스마트 안경은 중국 공안이 군중을 훑어볼 경우 5m 거리 안에 있는 지명수배범 등을 2~3초 안에 식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당시 중국 공안은 7명의 용의자를 붙잡았고, 신분을 도용한 26명을 체포했다.

또한,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두고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여행자, 자동차 번호판 등을 식별하는데에도 스마트 안경을 사용했다. 중국 공안은 전인대 출입이 제한된 이들을 거르는데도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면인식 기술이 반체제 인사 동향 감시나 소수민족 탄압 등에 쓰일 수 있지 않냐는 '빅 브러더' 우려도 있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현 체제에 반대하는 변호사, 예술가, 자선사업가, 기자, 인권 운동가 등 다양한 사람이 포함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며 "보안 기술의 발달은 개인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