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철도통합무선통신망(LTE-R)이 보안 우려가 제기되는 화웨이 장비로 도배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교통공사가 이번 입찰 방식을 사전 예고대로 ‘2단계 최저가 입찰’로 확정해 발주하면서 이통업계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화웨이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2단계 최저가 입찰은 1단계 기술평가에서 규격·기술만 일정 수준(85점)을 맞추면 2단계 가격 개찰에서 최저가를 제시한 제안자가 수주하는 방식이다.

. /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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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는 19일 서울지하철 2·5호선의 철도통합무선통신망(LTE-R) 개량 사업의 구매 입찰공고를 조달청 나라장터에 냈다.

제안요청서(RFP)에 따르면 2호선 사업내용은 LTE-R망 설계·제작·납품·설치 시운전 등으로 LTE-R망 주장치인 EPC·호처리서버 신규 설치가 포함됐다. 배정 예산은 220억2587만원이다.

5호선 사업은 LTE-R망 설계·제작·납품·설치 시운전 과정에 휴대용 단말기 300대가 포함됐다. 배정 예산은 166억3739만원이다.

LTE-R은 재난안전통신망 등 통합공공망과 연동돼 외산 장비가 도입될 경우 보안 우려가 제기된다. 이통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이 소프트웨어진흥법에 따른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화웨이는 앞서 2017년 8월 서울 지하철 내부 광시스템 개량 사업을 위한 장비 구매 입찰에서도 69억7000만원쯤에 장비 납품 계약을 따냈다. 당시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이통사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화웨이의 가격 경쟁력에 밀렸다.

화웨이가 납품한 장비는 통신장비의 핵심인 MPLS 백본 장비와 MPLS 역사용 장비, 기타 시리얼 통신장비 등으로 알려졌다. 각종 교통 신호, 전력, 열차간 통신, 기계설비 등 서울 지하철 1~4호선의 운행 시스템을 통제하는 기능을 한다.

서울교통공사는 화웨이의 보안 이슈가 크게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교통공사 한 관계자는 “당시에도 최저가를 제시한 화웨이 장비를 선택했다”며 “화웨이 장비의 보안 이슈를 알고 있지만 낙찰된 업체가 제안한 장비를 서울교통공사가 임의로 계약해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납품에 앞서 화웨이 본사로부터 장비 보안에 대한 확약서를 제출 받았다”며 “향후 화웨이뿐 아니라 모든 외산 장비업체에도 보안 확약서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입찰에서 통신 장비의 상호 연동성은 고려할 요소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2017년 수주 결과와 별개로 다른 업체의 장비를 사용해도 상호 연동성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