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6183억원에 달하는 '쩐의 전쟁' 5세대(5G) 주파수 경매가 막을 내렸다. 이통3사는 기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주파수 할당 절차가 끝난 만큼, 향후 장비업체 선정을 시작으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놓고 본경쟁을 펼친다. 장비업체 선정 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화웨이 장비 채택 여부며, 이후 정부와 이통업계가 진행 중인 KT 필수설비에 대한 망대가 산정 등이 이슈가 될 전망이다. IT조선은 5G 상용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와 함께 이통3사의 경쟁 구도에 대해 분석했다. <편집자주>

5G 주파수 경매가 18일 마무리된 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 간 5G 경쟁이 본격화됐다. 통신3사는 11월 시범서비스에 앞서 5G 브랜드부터 만들고, 통신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선다.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18 행사장에서 SK텔레콤 부스의 모습. / SK텔레콤 제공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18 행사장에서 SK텔레콤 부스의 모습.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20일 5G 브랜드 ‘5GX’를 선보였다. 5GX는 차세대 네트워크인 5G가 산업·경제·일상 모든 영역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열고, 생활 혁신을 이끈다는 의미를 담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X의 X는 새로운 경험(eXperience), 한계 없는 확장(eXpand), 특별함(eXtraordinary) 등을 뜻한다”며 “어떤 것도 될 수 있는 미지수 X와 협력하면 효과가 곱하기(X)가 된다는 뜻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KT는 SK텔레콤보다 앞서 KT 5G를 브랜드로 내걸고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다. 또 KT는 평창올림픽·남북정상회담·월드컵 등에서 ‘하이파이브 5G’라는 광고 슬로건도 노출했다. 이 외에도 KT위즈파크, 월드컵 거리응원 등 다양한 행사에서 체험형 이벤트를 열고 KT 5G 실체 확산을 위해 노력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초부터 모두의 5G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5G 브랜드는 현재 검토를 끝 마치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통3사가 상용화 이전부터 5G 브랜드를 알리고 나선 것은 5G 특성 및 가치를 고객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아직 일반 소비자가 5G에 대해 쉽게 체감하기 어려운 만큼 고객 눈높이에 맞춰 5G를 소개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브랜드 보다 콘텐츠 집중해야

5G는 2011년 선보인 4G 보다 20배 빠른 5세대 이동통신이다. 3G와 비교하면 2000배 빠른 셈이다. 3G 서비스가 영화 3GB(기가바이트)를 다운받는 데 40시간(10Mbps)이 걸리고 4G가 4분(1Gbps)이 걸리는 것과 비교해 5G는 10초(20Gbps) 밖에 걸리지 않는다.

빠른 속도만 장점이 아니다. 5G는 저지연성도 뛰어나다. 저지연성은 네트워크 반응 속도다. 시속 100㎞로 달리던 4G 자율주행차가 사고 발생을 파악하고 급제동하려면 0.8m~1.3m가 밀려 나가는 반면 5G 자율주행차 제동거리는 0.027m에 불과하다. 제동거리가 최대 약 50배 쯤 줄어든 셈이다. 또 대용량성으로 4G 대비 10배 많은 디바이스를 연결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5G는 자율주행차, 로봇, 드론, 가상·증강현실(VR·AR), 스마트시티 등의 기반이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5G는 전기처럼 없어서는 안될 핵심 인프라다.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단순히 빠른 속도만 강조돼 왔다. 일각에서는 5G 기술이 콘텐츠 진화속도는 더디고 구체적인 사업 모델도 빈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소비자들은 5G 시대에 빠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통신비만 올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5G가 상용화되면 상상하지 못했던 기술이 융합되고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부재해 단순히 더 비싼 비용으로 조금 빠른 서비스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로 중요하지만 진정한 5G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