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년 만에 슈퍼컴 자존심 회복
中 206대로 최다 슈퍼컴 보유

미국이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왕위를 되찾았다. 중국은 슈퍼컴퓨터 보유 대수로 강대국임을 입증했다. 한국은 슈퍼컴 성능면에서 2017년 하반기 57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11위로 크게 올라왔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슈퍼컴퓨터 톱 500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 써밋 시스템의 모습. /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제공
슈퍼컴퓨터 톱 500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 써밋 시스템의 모습. /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제공
25일 국제슈퍼컴퓨터학회(ISC)는 슈퍼컴퓨터 글로벌 톱500 순위를 발표했다. ISC는 매년 6월과 11월 두 차례 전세계 슈퍼컴퓨터의 계산 속도와 전력 효율을 평가해 성능이 뛰어난 슈퍼컴퓨터 명단을 발표한다. 올해는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 2018이 개최됐다.

슈퍼컴퓨터는 초고성능컴퓨팅(HPC)을 말한다. 보통의 컴퓨터보다 연산속도가 빨라 대용량 데이터 분석처리에 유용하다. 특히 슈퍼컴퓨터는 하드웨어(HW)에 소프트웨어(SW)가 통합된 첨단기술 집약체로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지능정보사회에 핵심기반 기술이다.

◇ 美 슈퍼컴, 써밋과 시에라로 자존심 회복

이번 발표에서 미국은 슈퍼컴퓨터 성능에서 1위를 되찾았다. 지난해까지는 중국 국가병렬컴퓨팅기술센터(NRCPC)의 썬웨이 타이후라이트가 4번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슈퍼컴퓨터는 2013년 6월 이후 1위를 유지했다. 중국 슈퍼컴퓨터로 자존심이 상한 미국은 2014년부터 1위를 탈환하기 위해 코랄(CORAL)사업을 승인하고 슈퍼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해 써밋(SUMMIT)과 시에라(SIERRA)를 구축완료했다.

이번 발표에서 1위를 차지한 슈퍼컴퓨터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크리지국립연구소(ORNL)에 설치된 서밋(SUMMIT)시스템이다. 써밋 시스템은 이론성능 207 페타플롭스(PetaFLOPS)로 현재 세계 1위인 중국 ‘타이후라이트(TaihuLight)’ 슈퍼컴의 125 페타플롭스를 훨씬 상회한다. 메모리는 2.4 페타바이트(PetaByte), 디스크는 250 페타바이트며 15메가와트(MW)의 전력이 필요하다. 가격은 2억1400만달러(2290억원)로 알려졌다.

3위는 시에라다. 시에라 시스템 구조는 기본적으로 써미트와 같다. 주요 차이점은 노드에 장착된 GPU가 4개다. 이론성능은 125 페타플롭스, 전력소모는 12MW, 가격은 1억3300만달러(1423억원)로 추정된다.

중국의 슈퍼컴퓨터는 2위(타이후라이트)와 4위(톈허2)를 각각 기록했으며, 일본의 최상위 시스템은 5위를 차지했다. 써밋과 시에라 시스템으로 미국은 슈퍼컴퓨터 성능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전체 설치 성능의 38.2 %를 차지해 HPC 성능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보였다. 중국은 전체 설치 성능의 29.1 %로 2위를 차지했다.

◇ 성능은 미국, 대수는 중국

대수로는 중국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보유한 슈퍼컴퓨터는 총 206대로 미국의 124대를 크게 압도했다. 미국은 6개월 전인 11월 145대보다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슈퍼컴 제조사 순위도 뒤바뀌었다. 중국 레노버가 슈퍼컴퓨터 대수를 기준으로 미국 HPE를 따돌리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성능에서는 미국 IBM이 1위다. 이번 발표에서 레노버는 설치된 시스템의 23.8%를 차지했다. HPE는 15.8%, 인스퍼는 13.6%, 크레이 11.2%, 수곤이 11%로 나타났다. 레노버의 경우 6개월전 81개 시스템에서 119개로 늘어났으며 HPE는 122개에서 79개로 줄어들었다. 중국 인스퍼는 56개에서 68개로 증가났다.

프로세서는 인텔이 가장 앞섰다.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시스템은 총 476개로 95.2%를 차지했다. 이는 6개월전 94.2%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해 소폭 늘어난 셈이다. 반면 IBM 파워 프로세서 점유율은 6개월전 14개에서 13개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미중 수퍼컴 패권 전쟁은 계속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지수 사우디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교(KAUST) 슈퍼컴센터장은 “미국이 인텔 등에서 만드는 수퍼컴 핵심 부품의 중국 판매를 금지해 중국이 수퍼컴 로드맵을 대대적으로 변경했다"면서 “자체 가속기를 개발하는 등 히든 카드 마련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韓 슈퍼컴, KISTI 누리온 11위…톱500에는 7대 등록

한국은 총 7대의 슈퍼컴퓨터가 톱500 순위에 들었다. 가장 높은 성능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구축한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이다.

누리온은 연산 속도가 이론성능 기준 25.7페타플롭스(PF)에 이르고 계산노드는 8304개다. 1PF는 1초에 1000조번 연산이 가능한 수준이다. 70억명이 40년 걸려 마칠 계산을 1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 4호기보다 70배 빠르다.

또 기상청이 보유한 미리와 누리가 각각 76위와 77위,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업체 4곳의 슈퍼컴퓨터가 각각 202위, 450위, 454위, 47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