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티구안, 시장 재정복 시동 '부릉'

입력 2018.06.26 06:10

티구안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2018년 4월 재판매 선언이후, 5월에 기록한 티구안의 신규등록 대수는 총 1561대로, 수입차 절대강자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에 이은 3위의 성적이다. 물론 할인판매가 병행된 성적이라는 오명도 붙는다. 내부적으로는 단일 차종으로 연간 9467대를 기록했던 2015년의 영광을 충분히 재현할 수 있다는 바람을 내비친다. 2016년 8월 대규모 인증취소로 인한 티구안의 시장 퇴출을 어쨌거나 극복한 모양새다.

폭스바겐 티구안. / 박진우 기자
현재 판매 중인 폭스바겐 티구안은 2세대 신형이다. 국내에는 2016년 소개될 예정이었지만 대규모 인증취소 이후, 국내 출시는 차일피일 미뤄져왔다. 결국 2018년 4월 인증취소 사태 이후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우리 시장을 다시 두드릴 수 있었고, 5월부터 본격적인 출고에 들어갔다.

티구안은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SUV다. 2007년 1세대를 선보이며, 글로벌 누적 3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용성과 합리적인 가격 등으로 인기가 높았다. 2세대는 폭스바겐그룹의 플랫폼인 MQB(가로배치엔진 전용 모듈러 플랫폼)를 적용했다. 7세대 골프로 첫 선을 보인 플랫폼으로, 높은 확장성을 특징으로 한다. 때문에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다수의 브랜드에 폭넓게 쓰인다.

2세대의 공식데뷔가 늦어진 점은 개인적으로 아쉽다. 물론 법적인 책임이 걸려있는 문제여서 거론하기는 곤란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때문에 문제가 없는 차의 소비자 선택을 방해해서도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2세대 티구안은 가진 장점이 확실한 차다.

폭스바겐 티구안. / 박진우 기자
먼저 2세대 티구안은 이전보다 덩치를 키웠다. 55㎜ 길이를 늘렸고, 휠베이스는 76㎜ 확대됐다. 너비는 30㎜ 넓어졌으며, 반면에 키는 40㎜ 줄었다. 때문에 1세대와 2세대를 도로에서 동시에 보면 완전히 다른 차로 느껴진다. 1세대 티구안이 크기나 디자인 등에서 다소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면 2세대는 폭스바겐의 새 디자인 기조와 크기에 따라 더욱 강인한 느낌이 든다.

최고급형인 프레스티지 4모션의 경우에는 일반 모델에는 없는 고급형 LED 램프, LED 테크놀로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크롬 몰딩 범퍼, 범퍼 하단 중앙부의 그레이 컬러, 실버 루프 레일 등이 디자인 요소로 작용한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더 묻어난다는 의미다.

실내에 오르면 넉넉함이 몸으로 느껴진다. 크기가 커진 덕분에 실내공간 역시 최대로 확보했다. 우선 실내 앞뒤 길이가 26㎜ 길어졌다. 1세대의 단점으로 꼽혔던 좁은 뒷좌석은 레그룸이 29㎜ 늘어나면서 숨통이 틔였다. 더이상 실내가 좁다는 점을 지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 용량은 615리터다. 뒷좌석을 앞뒤로 움직여 적재공간을 더 갖출 수 있고, 완전히 접으면 1665리터까지 활용할 수 있다. 실내 디자인은 수평적 기조에 기인한다. 전반적으로 넓어보이는 효과를 낸다. 곳곳에 숨은 적재공간은 꽤 유용하다.

엔진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디젤 특유의 폭발음이 전해진다. 이전에도 폭스바겐의 TDI엔진은 진동과 소음이 낮기로 유명했는데, 2세대 티구안 역시 마찬가지로 잘 정돈됐다. 물론 장기간 운행과정에서 디젤엔진의 진동과 소음이 점차 늘어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도 대중 브랜드에서 니어 프리미어(준고급)로 제품 전략을 잡은 폭스바겐에게 전반적인 고급감 향상은 물론, 디젤의 단점 극복은 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폭스바겐 티구안. / 박진우 기자
가속페달을 밟아 차를 움직였다. 페달을 밟는 느낌이 약간 가볍다. 스티어링휠도 작은 힘으로도 돌리는 게 가능할 정도로 경쾌하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을 선호하고 있으나, 최근 나오는 신차의 페달이나 스티어링휠의 장력이 가벼워지고 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나쁜 것은 아니다. 대중성 확보를 위한 자동차 회사의 여러 시도로 봐야할 것이다. 물론 유행이라는 것은 돌고 돌기 때문에 언제 다시 무거운 느낌이 유행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150마력이다. 최대토크는 34.7㎏·m다. 수치상으로는 큰 불만이 없을 정도의 실력이다. 실제로 차를 몰아봐도 성능이 허덕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SUV는 이제 험로주파용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주행이 더 적합한, 승용차로서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티구안은 성능에 불만을 갖긴 힘들다.

연비는 복합기준 리터당 13.1㎞다. 최근의 표시연비는 워낙 까다롭게 검사하는 탓에 예전에 비해 수치가 다소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모든 자동차 회사가 실연비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다시 말해, 워낙 가혹한 조건에서 연비가 측정되기 때문에 그보다 완화된 조건일 수밖에 없는 실제 운행에서는 연비의 향상 효과가 있다. 티구안도 그런 혜택을 일부 받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진 실력이 뛰어날 때의 이야기다.

직선에서의 발진 성능이나 속도를 유지하는 능력은 그대로다. 아니, 오히려 성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첫 세대의 약점을 보완해 만들어진 것이 2세대일테니, 1세대보다 쳐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모처럼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티구안이 반가웠다.

곡선주로도 마음껏 달린다. 키가 높은 SUV 임에도 적절한 세팅을 통해 운동성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핸들을 휙휙 잡아 돌려도 불안한 느낌이 크지 않다. 흠결을 잡아내기 어려운 상품성이다.

안전장치 역시 꼼꼼하다. 특히 전라인업에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 보행자모니터링시스템, 트래픽잼어시스트, 레인어시스트, 사각지대모니터링 등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을 갖췄다. 이를 통해 잠깐이지만 부분자율주행도 가능하다. 차선을 벗어나면 차가 스스로 핸들을 조작해 차선을 유지하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속도를 조절해 달린다.

폭스바겐 2세대 티구안은 우리나라에서 폭스바겐의 부활을 다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부여된 차다. 마침 SUV 흐름이 좋다는 점은 티구안에게 긍정적인 분위기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티구안을 기다린 소비자도 적지 않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은 별개로 소비자는 좋은 물건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대전제를 만족하고 있다.

폭스바겐 티구안. / 박진우 기자
재판매 과정에서 비판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초기 안착을 파격적인 할인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는 점에서 과도한 할인은 업계의 비판을 받기 일쑤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할인은 또하나의 기회가 된다. 마냥 비판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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