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침수주의보' 그친 비도 다시 보자

입력 2018.07.03 10:27

7월에 들어서자마자 강력한 호우가 한반도를 덮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300㎜가 넘는 폭우가 내렸고, 갑자기 내린 큰비에 각지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7호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다행스럽게 이 태풍은 내륙을 통과하진 않을 전망이나, 우리나라 동쪽 지역에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많은 비가 오게 되면 가장 먼저 조심해야 할 것이 자동차 침수다. 현재 침수차에 대한 정확한 판단 기준은 딱히 정해진 것이 없으나, 일반적으로 차가 완전히 물에 잠긴 것과 함께 엔진룸과 실내 바닥매트에 물이 들어차면 침수했다고 본다. 침수는 하천 둔치 등에서 급격히 불어난 물에 의한 침수, 하천 하류에서 역류하는 물에 의한 침수, 하천 범람에 의한 침수, 바닷가 침수 등을 모두 포함하며, 일단 물에 잠겨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능하다면 침수차 판정을 받게 된다.

호우로 인한 자동차 침수. / TV조선 방송 갈무리
자동차가 물에 잠겼을 경우 엔진 시동은 걸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사고는 물론이고, 돌이킬 수 없는 고장과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에 물이 들었다면 보험 긴급출동서비스를 활용해 가까운 정비소로 차를 옮겨 고장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현명하다.

자기차량손해에 가입됐다면 추후 보험처리가 가능하다.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을 입었다면 ‘침수전손(전부손해)’ 판정을 받는다. 이 때 보험회사는 자동차 가치를 판단해 적정 중고차 가격을 피보험자에게 주고, 차량을 인수한다. 수리가 가능한 고장 혹은 최종 수리비가 자동차 가치를 넘지 않으면 ‘침수분손(부분손해)’으로, 보험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모든 침수차가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 주차했는지에 따라 과실 여부가 달라져서다. 주차 지역이 폭우가 예상돼 처음부터 침수우려지역으로 분류된 곳이거나, 침수가 우려돼 경찰이 통행을 통제하는 곳이었다면 개인과실로 이어져 보상이 불가능하다. 주차금지 지역도 보상받을 수 없다. 하지만 침수를 예측할 수 없는 곳이었거나 지정주차 구역이라면 100% 보상받는다.

자동차 문이나 창문, 선루프 등을 열어 놓았다가 물이 차오르면 이것도 개인과실로 간주한다. 또 차에 실려 있던 물품도 보상하지 않는다. 화물차 적재물 역시 보상하지 않고, 보상액은 자동차 가치를 넘지 않는다. 보험 가입과 상관없는 튜닝 부품 등도 보상 제외다.

자동차 침수 보상은 보험료 할증이 이뤄지지 않는다. 자연재해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보험료 할인도 1년 유예한다. 단, 개인과실은 할증할 수도 있다. 침수로 차를 전손처리하고, 자동차를 재구매하면 취득세 감면이 있다. 손해보험협회가 발행하는 자동차 전부손해증명서를 가입 보험사에서 받아 제출하면 된다.

비가 그쳤더라도 자동차 침수에 대한 경계를 풀어서는 안된다. 중고차 시장에 침수차가 정상차로 둔갑해 판매될 여지가 있어서다. 물에 잠긴 차에 대한 신고나 보험처리를 하지 않아 무늬만 정상인 차가 실제로 존재한다. 대포차 또는 개인과실 침수차 중 수리비가 부담돼 차를 그대로 버리는 경우가 해당한다. 또 일부 비양심적인 보험회사나 폐차장이 전손처리차를 인수하고, 수리한 뒤 중고차 업자에 헐값에 넘기기도 한다. 침수차를 수리해 정상 작동이 가능한 상태에서 중고차를 판매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침수 사실 자체를 밝히지 않았다면 사기다.

침수 중고차를 피하기 위해 꼼꼼하게 확인하자. / 조선일보DB
보험개발원의 자동차 이력 정보 사이트 카히스토리(http://www.carhistory.or.kr)에 접속하면 침수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거의 실시간으로 침수 정보가 업데이트 된다. 침수 이력이 없는데도, 시세보다 너무 저렴한 중고차를 찾았다면 침수를 의심한다.

침수차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은 먼저 사려는 중고차의 에어컨을 켰을 때 심한 곰팡내나 진흙 냄새가 섞여 있는지를 파악해본다. 이어 시거잭이나 시트 바닥, 운전대 왼쪽 아래의 퓨즈 박스, 연료 주입구 주변 등 진흙을 털어내기 힘든 곳을 살펴봐 진흙이 남아있다면 거의 100% 확률로 침수차다. 안전벨트를 끝까지 잡아 당겨 벨트 끝자락에 이물질이 묻었거나 색이 변한 것을 확인했다면 역시 침수를 의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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