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GB 제공) 도입을 강행하며 이동통신 시장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보편요금제를 내세운 영향이다. 보편요금제 법안은 국무회의를 통화했고, 입법에 대한 역할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는 하반기 입법 논의를 진행한다. 이통업계는 정부의 움직임에 직간접적으로 반발하는 등 혼란을 겪었지만, 최근 KT가 선제적으로 유사 요금제를 내놓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인다.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알뜰폰 업계도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시장에 대응 중이다. IT조선은 보편요금제 추진 현황과 시장의 변화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편집자주>

KT를 필두로 이통3사 간 저가 요금제 출시 경쟁이 본격화된다. KT는 보편요금제와 유사한 ‘LTE베이직’ 요금제를 선보이며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현진 KT 유무선사업본부장이 5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TE베이직 요금제를 설명하고 있다. / 이광영기자
박현진 KT 유무선사업본부장이 5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TE베이직 요금제를 설명하고 있다. / 이광영기자
이통3사는 그동안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기 위해 선택약정할인 위약금 면제, 무제한 데이터 제공 및 프리미엄 요금제 혜택 강화 등을 내놨다. 하지만 보편요금제에 버금가는 효과를 낼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에 고민이 깊었다.

KT는 특히 LG유플러스가 2월 ‘속도, 용량 걱정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3~4월 LG유플러스 가입자 수는 6307명 순증한 반면 KT는 같은 기간 9593명이 줄었다. KT가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보편요금제 대응 카드를 꺼내 든 이유다.

KT가 5월 30일 출시한 LTE베이직 요금제는 월 3만3000원의 요금을 내면 음성·문자 무료, 데이터 1GB를 제공한다. 매달 사용료의 25%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할인에 가입하면 월 통신료가 2만4750원으로 내려간다. 정부가 보편요금제 기준으로 삼는 월 2만원대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 제공 조건을 만족할뿐 아니라 음성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만큼 혜택이 더 좋다.

KT는 이번 저가 요금제 출시로 경쟁사 고객 유인 효과를 얻지만 무선사업 매출 감소폭도 눈에 띄게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KT에 따르면 LTE 베이직 요금제 가입자는 5월 30일 출시 이후 6월 5일까지 2만5000명 이상이 가입했다.

박현진 KT 유무선사업본부장은 “신규 요금제를 설계하면서 무선 매출에 어느정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며 “단기적 타격이 있어도 장기적으로 고객이 늘어나게 되면 매출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