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GB 제공) 도입을 강행하며 이동통신 시장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보편요금제를 내세운 영향이다. 보편요금제 법안은 국무회의를 통화했고, 입법에 대한 역할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는 하반기 입법 논의를 진행한다. 이통업계는 정부의 움직임에 직간접적으로 반발하는 등 혼란을 겪었지만, 최근 KT가 선제적으로 유사 요금제를 내놓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인다.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알뜰폰 업계도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시장에 대응 중이다. IT조선은 보편요금제 추진 현황과 시장의 변화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편집자주>

알뜰폰 업계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가장 두려워하는 곳이다. 알뜰폰은 기간통신사업자인 이통사보다 월 사용료가 저렴하다는 것을 무기로 사업을 이어왔는데, 값싼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알뜰폰 업계는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정부의 보편요금제보다 더 저렴한 월 1만원대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보편요금제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기존 가입자를 지켜야 하는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 / 알뜰폰협회 제공
. / 알뜰폰협회 제공
최근 알뜰폰사업자 에넥스텔레콤은 월 9900원에 일정 수준의 음성, 문자, LTE 데이터를 쓸 수 있는 ‘LTE99’ 요금제(LG유플러스망)를 출시했다.

LTE99 요금제는 통신 이용자의 평균 사용량에 맞춘 제공량으로 구성된 상품이다. 가입자는 매달 음성 100분, 문자 50건, 데이터 2GB를 쓸 수 있다. 정부의 보편요금제와 거의 유사한 혜택을 제공하지만 가격은 정부의 가격정책보다 50% 이상 저렴하다.

LG유플러스 망을 쓰는 알뜰모바일도 월1만3500원(부가세 포함)에 데이터 2GB, 음성통화 200분, 문자 100건을 제공하는 유심 요금제를 출시했다.

우체국 알뜰폰 판매 업체인 큰사람은 월 1만4850원에 데이터 1GB, 음성 200분, 문자 100건을 제공하는 ‘이야기 보편 1GB' 요금제를 내놨다. 이 상품은 보편요금제보다 25% 싼 가격에 나왔다.

KT알뜰폰 계열사인 KT엠모바일도 보편요금제와 비슷한 ‘국민통신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월 1만7490원에 데이터 1.5GB, 음성 100분, 문자 100건을 제공하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출혈경쟁을 해서라도 가입자를 확보하지 않으면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며 “가입자 감소를 막고 생존하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알뜰폰 업계는 9월 30일 끝날 예정이던 전파사용료 면제 기간이 2019년 말까지 추가로 면제돼 한숨을 돌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 사업자의 전파사용료 면제기한을 9월 30일에서 2019년 12월 31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전파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