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광학 브랜드 핫셀블라드(Hasselblad)는 1941년부터 중형 카메라를 만들었다. 1948년 핫셀블라드가 출시한 6 x 6 포맷 중형 카메라 1600F, 이어 1957년부터 판매한 500시리즈는 오늘날까지도 중형 카메라의 대명사로 꼽힌다.

핫셀블라드 X1D에 XCD 45㎜ F3.5 렌즈를 마운트한 모습.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에 XCD 45㎜ F3.5 렌즈를 마운트한 모습.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는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도 혁신을 시도했다. 2002년 핫셀블라드가 발표한 중형 카메라 X 시스템은 필름과 디지털 백을 병용 사용 가능한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이어 이들은 1억~4억화소 중형 디지털 카메라 H 시스템을 선보이며 초고화질 카메라 시대를 연다.

핫셀블라드 X1D.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는 소니와 함께 미러리스 카메라 브랜드 ‘루나’를 만든데 이어, 세계 최초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 X1D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미러리스 고유의 휴대성에 중형 카메라의 고화질·고화소를 갖춘 제품으로 업계에서 화제였다.

하지만, 전용 렌즈군 개수가 적고 본체와 렌즈 세트 가격이 1500만원을 넘는 등 고가여서 사용자층은 한정적이다.

핫셀블라드 X1D 본체 앞면.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 본체 앞면.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에는 43.8 x 32.9㎜ 5000만 화소 CMOS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다. 이 이미지 센서는 미러리스 카메라 가운데 가장 높은 16비트 컬러와 14단계 다이나믹 레인지를 표현한다. 컬러 비트가 높으면 색상을 더욱 정확하게 표현한다. 다이나믹 레인지 단계가 높을 수록 명암을 선명하게 표현한다.

핫셀블라드 X1D에 XCD 45㎜ F3.5 렌즈를 마운트한 모습.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에 XCD 45㎜ F3.5 렌즈를 마운트한 모습.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는 전용 XCD 마운트 렌즈를 사용한다. 핫셀블라드 XCD 마운트 렌즈군은 ▲21㎜ F4 ▲30㎜ F3.5 ▲45㎜ F3.5 ▲90㎜ F3.2 ▲120㎜ F3.5 등 네 종류다.

핫셀블라드 X1D에 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를 마운트한 모습.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에 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를 마운트한 모습. / 차주경 기자
미러리스 카메라의 장점은 어댑터를 활용, 다양한 규격의 렌즈를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핫셀블라드 X1D에 어댑터를 장착하면 라이카 M 렌즈를 마운트할 수 있다. 물론, 핫셀블라드 중형 카메라용 V 시스템, H 시스템 렌즈도 지원(어댑터 필요)한다.

핫셀블라드 X1D에 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를 마운트한 모습.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에 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를 마운트한 모습. / 차주경 기자
이 제품은 반사 미러가 없는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로, 라이브 뷰와 수동 초점 피킹(초점이 맞는 영역을 강조해 표시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이 두 기능을 활용해 수동으로 초점을 조절할 수 있다.

핫셀블라드 X1D 본체 뒷면.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 본체 뒷면. / 차주경 기자
뒷면에는 3인치 92만 화소 모니터와 236만 화소 전자식 뷰 파인더가 배치됐다. 모니터는 터치스크린으로, 스마트폰처럼 터치 조작과 핀치 투 줌(손가락을 활용해 사진을 확대·축소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전자식 뷰 파인더는 크기가 크고 화면도 선명하다.

핫셀블라드 X1D 본체 옆면 및 배터리 슬롯.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 본체 옆면 및 배터리 슬롯. / 차주경 기자
본체 옆 단자부는 커버로 보호된다. 저장 매체는 SD 메모리인데 슬롯이 두개다. 전용 리튬이온 배터리 충전 시 사진을 350매쯤 촬영할 수 있다.

핫셀블라드 X1D.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 / 차주경 기자
본체 윗면에는 커맨드 다이얼과 셔터, 감도와 자동 초점 단축 버튼이 배치됐다. 커맨드 다이얼은 한번 눌러 위로 튀어나오게 만든 후, 조작하고 나서 다시 눌러 본체에 수납하는 방식이다.

핫셀블라드 X1D와 LG전자 G7씽큐 스마트폰과의 크기 비교.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와 LG전자 G7씽큐 스마트폰과의 크기 비교.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의 크기는 150.4 x 98.1 x 71.4㎜, 무게는 본체 725g이다. 기존 중형 디지털 카메라보다 크기와 무게 모두 절반 이하여서 휴대성이 우수하다.

핫셀블라드 X1D·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의 50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는 피사체를 선명하게 표현한다. 위 예제 사진은 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를 장착해 촬영했다. 피킹 기능 덕분에 초점을 조작하기 쉽고, 화소도 5000만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핫셀블라드 X1D·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단, 렌즈에 따라 주변부 광량 저하 혹은 비네팅(주변부가 검게 표시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전용 핫셀블라드 XCD 렌즈를 사용하면 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핫셀블라드 X1D· XCD 45㎜ F3.5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 XCD 45㎜ F3.5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는 3FR 확장자 비압축 RAW 파일로 사진을 저장한다. RAW+JPEG 설정도 가능하나, 이 경우 JPEG 사진은 1200만 화소 상당으로 제한된다. 3FR RAW 파일의 용량은 장당 100mb다. 따라서 고속·대용량 SD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핫셀블라드 X1D·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 예제 사진.
핫셀블라드 X1D·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 예제 사진.
핫셀블라드 X1D의 자동 초점 속도 자체는 소니, 후지필름 등 경쟁 미러리스 카메라와 대등할 정도로 빠르다. 초점 포인트 크기도 작아 초점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핫셀블라드 X1D를 비롯, 미러리스 카메라의 콘트라스트 자동 초점은 초점이 빗나가지 않는다. 촬영 시 흔들림에만 주의하면 고해상도·고화질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핫셀블라드 X1D ISO 3200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 ISO 3200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이 제품의 감도 조절 범위는 ISO 100~25600까지다. 흔들림 보정 기능이 없는 만큼 어두운 곳이나 실내에서 촬영 시 고감도에 의지해야 한다. 핫셀블라드 X1D의 고감도는 ISO 1600까지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ISO 3200에서의 화질도 인상적이다.

핫셀블라드 X1D에 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를 마운트한 모습
핫셀블라드 X1D에 라이카 50㎜ F1.4 2세대 렌즈를 마운트한 모습
핫셀블라드 X1D는 ‘사진을 담는’ 카메라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제품이다. 5000만 화소 중형 이미지 센서는 피사체의 색상을 선명하고 정확하게 표현한다. 대형 이미지 센서가 전달하는 풍부한 심도, 선명한 해상력도 인상적이다.

미러리스 카메라다운 휴대성, 터치 패널과 렌즈 어댑터 등 편의 기능을 접해보면, 사뭇 색다른 사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핫셀블라드 X1D와 XCD 45㎜ F3.5 렌즈.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와 XCD 45㎜ F3.5 렌즈. / 차주경 기자
하지만, 이 제품의 가격은 본체 1190만원, 전용 XCD 렌즈군은 제품에 따라 388만~648만원에 달한다. 매우 고가인 만큼, 이 제품은 일반 소비자보다는 상업 사진가, H 시리즈를 비롯한 기존 핫셀블라드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에게 권할 만한 제품이다.

핫셀블라드 X1D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핫셀블라드 X1D의 사진 화질과 자동 초점 속도는 인상적이다. 하지만, 전원을 켜고 끌 때나 메뉴를 조작할 때 조금씩 시간차이가 생긴다. 스포츠, 스냅 등 동적인 촬영보다는 정물, 스튜디오 등 정적인 촬영에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