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국의 미래 잡아라…바이두 동맹 강화

입력 2018.07.10 13:41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百度)와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 미래차 기술 경쟁력을 높인다.

10일 현대·기아차와 바이두는 지금까지의 협업 수준을 뛰어넘는 강력한 동맹을 결성하기 위해 베이징 바이두 본사에서 '커넥티드 카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검색엔진, 인공지능, 음성인식, 커넥티비티 등 분야에서 중국 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최근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이미 2014년부터 바이두와 현대·기아차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중국 시장의 수요 변화에 대응 중에 있다.

이번 동맹 강화 MOU 체결로 바이두와 현대·기아차는 미래 자동차의 핵심기술 경쟁력인 지능화와 커넥티비티 트렌드에 대한 공동 대응체계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음성인식 서비스 ▲AI(인공지능) 로봇 개발 ▲IoT(사물인터넷) 서비스 등 4대 분야다.


쑤탄 바이두 커넥티드카 사업부 총책임자(왼쪽), 추교웅 현대·기아차 인포테인먼트 개발실장. / 현대차 제공
먼저 지도와 빅데이터, AI, 인터넷 포털 서비스 등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자동차 안에서도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중국어 방언의 성조 차이까지 인식하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더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소음 속에서도 사람의 음성을 추출하는 현대·기아차의 기술이 더한다.

자동차용 AI 로봇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샤오두(小度)로 명명된 인공지능 로봇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운전자와 자동차간 소통을 돕는다. 또 날씨, 뉴스, 일반 질문과 답 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가능하고, 개인 일정도 관리해 준다. 내비게이션, 공조시스템, 미디어, 도어 개폐 등 주요장치를 음성명령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또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를 인식,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졸음운전, 운전 부주의 등을 인지해 경고하는 기능도 갖춘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와 바이두는 집에서 자동차를 제어하는 홈투카(Home-to-Car)와 자동차 안에서 집 안의 각종 기능을 제어하는 카투홈(Car-to-Home) 등 IoT 기술을 조기에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 자동차용 AI 샤오두 로봇, 1초 이상 바라보면 ‘찡끗’ 윙크

두 회사는 커넥티드 카 개발 협업의 선행 단계 결과물인 자동차 'AI 샤오두(小度) 로봇'을 7월 4일 중국 국제전람센터에서 개최된 '바이두 AI 개발자 대회'를 통해 최초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AI 샤오두 로봇'은 2018년 4월 기아차 중국법인이 출시한 신형 즈파오(스포티지)에 탑재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자동차 내부 대시보드 위에 별도 장착하는 AI 샤오두 로봇은 스크린에 눈(eyes) 모양 아이콘을 통해 기쁨, 애교, 난감함 등 감정을 표현한다. 오늘의 주요 뉴스와 운전자 일정을 대화하듯 전달하고, 영화표 예매 같은 명령도 척척 수행한다.

만약 탑승자가 1초 이상 AI 샤오두 로봇을 바라보면 샤오두는 윙크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또 운전자가 “샤오두, 세상에서 누가 제일 잘 생겼지?”라고 물어보면 로봇은 카메라로 운전자를 찍은 뒤 “스크린에 나온 바로 이 분입니다”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AI 샤오두 로봇. / 기아차 제공
이 외에도 운전자 안면 인식을 통한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 졸음운전 등 운전자 행동 경고 등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가 제공된다.

추교웅 현대·기아차 인포테인먼트 개발실장(이사)은 “IT 기술이 자동차 산업과 결합하면서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더욱 절실해 지고 있다”며 “이번 협약이 중국 소비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커넥티드카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쑤탄 바이두 커넥티드카 사업부 총책임자는 “바이두는 자동차 지능화 기술과 다양한 솔루션을 파트너사들에게 제공하면서 자동차 생태계를 주도해 왔다”며 “이번 현대·기아차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동시에 쾌적한 운행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2015년 공동개발 ‘카라이프’…中 커넥티드 시장 주도

현대·기아차와 바이두는 2015년 자동차용 폰-커넥티비티 서비스 '카라이프(CarLife)'를 공동개발하고, 중국 시장에 처음 적용한 것으로 협업의 역사를 시작했다.

'카라이프'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의 카플레이와 유사한 서비스로, 자동차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내비게이션, 전화, 문자메시지, 음악 등을 자동차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가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이어 2017년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오토(Baidu MapAuto)'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두어(度秘)OS 오토(DuerOS Auto)'를 공동 개발하고, 중국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먼저 현대·기아차에 탑재했다.

'바이두 맵오토'는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빠른 길 찾기를 가능케 하고,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활용한 주차장, 맛집, 관광지 등 주변 정보를 제공한다. 또 교통법규 위반 다수 발생 지역 정보 등 다양하고 유용한 운전 정보도 보여준다.

'두어(度秘)OS 오토'는 음성인식을 통해 내비게이션, 공조장치, 미디어 등을 조정하거나 설정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현재 두 회사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운전자가 도로를 바라보는 모습과 동일한 실제 도로 영상 위에 길안내를 표시해 주는 차세대 내비게이션 개발이 한창이다.

여기에 자율주행 분야로 협업을 확장, 2018년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ES 아시아에 참가해 바이두 자율주행 프로젝트인 '아폴로(Apollo) 프로젝트'에 현대차가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이두 아폴로 프로젝트는 자율주행기술을 소프트웨어 플랫폼 형태로 파트너사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개방형 협력체계를 표방한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자율주행 부문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중국의 도로환경에 적합한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있어서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 중국발 IoV 열풍…현대·기아차, 현지 기업과 협업 가속

중국 자동차 시장은 IoV(Internet of Vehicle·자동차용 인터넷) 트렌드 가속화로 커넥티비티 기능의 중요도가 크게 확대되는 중이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1980~90년생 세대를 일컫는 '지우링허우' '빠링허우'가 있다. 고학력 가정환경에서 성장해 해외 문화와 인터넷, 모바일 기기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이 소비층은 자신의 경험과 실리를 중시하는 소비패턴을 나타내고 있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주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중국 자동차 업계는 카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는 등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업체는 선진시장에서 선보였던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중국에도 확대하는 한편, 각종 폰 커넥티비티 서비스, 음성인식 서비스 등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중국 현지 IT 업체와의 협업으로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번 바이두와의 협업은 물론이고,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의 QQ뮤직을 탑재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텐센트 QQ뮤직 서비스는 2018년 가을 중국에 판매하는 신차부터 순차 적용한다.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는 중국 2대 통신업체인 차이나 유니콤과 협업관계에 있다. 또 2017년 9월 중국 구이저우성에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차이나 유니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활용한 고도화된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만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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