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SWOT] 아침배송 경쟁-편리하지만 '소비자 차별·무임승차' 지적도

입력 2018.07.11 06:00

SWOT는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뜻합니다. 내적인 면을 분석하는 강점·약점 분석과, 외적 환경을 분석하는 기회·위협 분석으로 나누고, 긍정적인 면을 보는 강점과 기회, 반대로 위험을 불러오는 약점, 위협을 저울질합니다. IT조선은 SWOT를 통해 새로 나온 유통분야 제품·서비스를 분석해 봅니다. [편집자 주]

백화점, 마트 등 유통가가 아침(새벽)배송 서비스를 강화한다. 오후에 식재료나 신선신품, 간편식 등을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6~7시쯤 집으로 배달하는 식이다. 배달 상품은 식료뿐 아니라 주방용품, 잡화 등 다양하다.

유통가별 아침배송 포스터 이미지. / 유통가 제공
현대백화점은 ‘새벽배송’, 롯데쇼핑은 ‘롯데프레시센터’, 이마트몰은 ‘쓱배송 굿모닝’을 아침배송 서비스로 내세웠다. 스타트업의 시장 진출도 줄을 잇는다.

강점(Strength)…4000억원 규모 시장으로 성장, 소비자도 대만족

아침배송 서비스는 1~2인 소규모 가구와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 인기다. 신선한 식재료 및 식사 대용 간편식을 집에서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어서다. 집에서 천천히, 여유 있게, 정성껏 마련한 집밥 한끼를 즐기려는 소비자와 신선하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려는 소비자도 아침배송을 애용한다.

주거·소비·식문화 변화가 아침배송의 인기를 이끌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유통가는 4인 이상 가족 소비자도 식재료 아침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자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이 부문 시장 규모는 2015년 100억원쯤에서 2018년 4000억원 규모로 성장한다.

유통가가 보유한 ▲식품 산지 ▲유통망 ▲물류 센터 ▲냉동·냉장 설비 등 인프라는 아침배송에도 응용할 수 있다. 아침배송을 유통가 PB(Private Brand) 식품 홍보 루트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약점(Weakness)…수도권 편중, 지방은 아침배송 ‘소외지역’

하지만 배송 지역이 제한돼 있다는 점은 아침배송 서비스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현재 국내 유통가의 아침배송 서비스는 대부분 일부 수도권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e슈퍼마켓 아침배송 대상 지역은 서울, 경기와 인천(일부 지역 제외) 등이다. 롯데쇼핑 롯데프레시는 서울 서초·상계·송파 센터 인근, 이마트 쓱배송은 서울 영등포와 용산, 관악과 서초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수도권 이외 지방에서는 아침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지방에 거주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아침배송 서비스 요금은 일반 배송보다 다소 비싸다. 아침배송 서비스 요금은 현대백화점은 5만원 기준으로 이상은 무료, 미만은 3500원이다. 이마트몰 쓱배송 굿모닝 배송료는 4만원 기준으로 이상이면 2000원, 미만이면 5000원이다. 롯데프레시센터는 2만5000원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무료, 미만이면 2000원이다. 모두 일반 배송보다 10%쯤 비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물류 센터 및 냉동·냉장 설비 입지, 소비자 수요 등을 고려해 아침배송 서비스 지역을 정했다”며 “아침배송 서비스 범위를 올해 안에 주요 대도시로 넓히고, 전용 배송 차량과 인력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기회(Opportunity)…간편식·신선식품과 시너지 낳고 디지털 전환 이끈다

아침배송은 유통가의 주력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식재료 소비량이 적은 ‘1인 가구’, 간편·고품질을 추구하는 ‘모바일 세대’, 좋아하는 음식이나 중저가 제품을 사는 소소한 행동에서 행복을 느끼는 ‘소확행 문화’와 아침배송은 잘 어울린다.

아침배송은 그 자체의 매출도 있지만, 유통가가 다루는 신선식품·농축수산물·가정간편식과 더하면 큰 시너지를 낸다. 신선식품 유통사 이미지를 굳히고 프리미엄 식품군을 알릴 수도 있다. 오프라인 유통에 익숙한 소비자를 자연스레 온라인으로 유도하는 첨병 역할도 한다.

아침배송의 효율을 높이고 식재료의 선도를 확보하려면, 지역·연령·선호 제품 등 소비자 데이터 분석은 필수다. 소비자들이 손쉽게 아침배송과 쇼핑을 즐기게끔 모바일 페이지 및 결제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ICT는 유통가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전망이다. 미국 유통 공룡 아마존의 성장 비결도 ICT와 디지털 전환을 활용한 당일배송이었다.

위협(Threat)…스타트업과의 경쟁 논란, 헛심 뺄 우려도

유통가에 앞서 아이디어와 ICT를 앞세운 아침배송 스타트업은 2015년부터 식재료·간편식 아침배송 서비스의 터전을 만들었다.

국내 대기업 유통가가 아침배송 스타트업이 애써 닦아놓은 길에 ‘무임승차’하는 모양새라,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유통계는 특히나 대기업의 ‘갑질’이 심한 부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대기업 유통가가 스타트업 및 하도급 중소기업, 골목상권에 횡포를 부리다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경우가 많다. 아침배송 서비스 역시 유사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회원수를 비롯해 튼튼한 기반과 인프라를 확보한 아침배송 스타트업에 오히려 유통가가 밀려나 고전하리라는 예측도 있다. ▲배민찬 ▲마켓컬리 ▲더반찬 ▲닥터키친 등 스타트업은 특색 있는 상품 및 배송 시스템을 앞세워 50만명 이상의 회원을 선점했다.

회원 대부분이 1인 가구나 직장인, 가정주부 등 유통가 아침배송 서비스 사용자층이다. 이들이 익숙한 아침배송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떠나, 유통가의 새로운 아침배송 서비스를 이용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유통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침배송 서비스는 스타트업의 영역을 침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라며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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