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블록체인 현장] ⑦독일 블록체인연방협회장 "정치권을 모두 끌어들인 게 우리의 전략이었죠"

입력 2018.07.11 06:00

유럽 대륙이 블록체인 바람으로 꿈틀대고 있다. 블록체인을 정치·경제·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각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유럽 각국의 행보는 가상화폐 가격 등락에 울고웃는 한·중·일 지역의 한탕주의 흐름이나 묻지마 투자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새 기술 패러다임으로 ‘골디락스(Goldilocks·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 시대를 준비하는 유럽의 블록체인 혁신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플로리안 그라츠(Florian Glatz) 독일 블록체인연방협회(Blockchain Bundesverband) 회장
“여러 정당을 끌어들이자는 게 협회의 주효한 전략이었죠.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해시키고 관련 제도와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인들과의 통로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만난 플로리안 그라츠(Florian Glatz) 독일 블록체인연방협회(Blockchain Bundesverband) 회장은 “오늘은 정말 의미 있는 날이다. 꼭 1년 전 오늘 협회가 출범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독일 블록체인연방협회는 블록체인 확대 보급, 혁신 친화적인 규제 정책 마련, 공공 영역의 시범
프로젝트 실시 등을 목적으로 2017년 6월 29일 설립됐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32개의 모임으로 출발한 협회는 1년 만에 90개의 기업과 의회 및 정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조직이 됐다.

협회에는 그라츠 회장이 이끄는 이사회와는 별도로 정치자문위원회를 두고 있다. 위원회에는 기독교민주연합(CDU, Thomas Jazombek), 사회민주당(SPD, Jens Zimmermann), 좌파당(Linke, Petra Sitte), 녹색당(Grünen, Dieter Janecek), 자유민주당(FDP, Manuel Höferlin) 등 독일 각당의 주요 인물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런 협회의 노력은 독일 연방 정부의 ‘블록체인 환영’ 성명으로 이어졌다. 올 2월 7일 독일 CDU와 SPD의 연합정부가 블록체인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더 많은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또 독일 내 블록체인 기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유럽과 국제적인 틀 속에서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적절한 법적 규범을 만들 것을 호소했다.

그라츠 회장은 “앞으로 연방 정부가 블록체인과 관련해 구체적인 그림이 이 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 시점에서는 (그렇게 될 것으로) 낙관한다"면서 “현재 여당이 힘이 있고 블록체인에 대해 우호적이기 때문에 빠르면 2~3년 내 보다 구체적인 정책과 규제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6월 29일 블록체인연방협회가 설립된 후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협회 홈페이지
독일 블록체인연방협회 참여 기업/협회 홈페이지
그라츠 회장은 “협회 차원에서 논의를 거쳐 우선 추진할 5대 블록체인 파일럿 프로젝트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이나 기업이 종이 서류 등을 제출하지 않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신원 증명’, 전력을 분산·연결 처리하는 ‘마이크로 그리드’, 파편화한 각종 등록 규정을 통합하는 ‘시스템 통합', 법적 예측성을 높이는 새 등록 시스템 개발 및 현행 등록 시스템의 디지털화 등이다.

그라츠 회장은 법학을 전공했으며 사토시페이 등 독일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법률 자문역을 맡고 있다. 그는 독일을 넘어 유럽 차원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공개(ICO)에 대한 법적 규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스위스가 유럽 ICO 규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위스는 유럽연합에 속하지 않는 중립국으로, 스위스 연방금융감독청(FINMA) 관할로 ICO 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FINMA는 증권형 토큰과 기능형(유틸리티) 토큰으로 나누고 증권형 토른에 대해서는 스위스 증권법에 따라 엄격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

그는 “유럽 ICO 규제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토큰을 (법정) 화폐로 전환할 수 있느냐의 여부"라면서 “유럽 전역에서 통용되는 법은 아직 불행히도 없지만,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대응하자는 이야기는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 KPF 디플로마-블록체인 과정에 참여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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