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AT&T∙타임워너 합병에 재뿌리기…승인 판결 불복하고 항소

입력 2018.07.13 13:38

미국 법무부가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을 승인한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두 회사는 합병을 마무리 지었으나, 법무부의 항소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12일(현지시각)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에 AT&T와 타임워너간 합병 무효를 주장하는 항소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6월 12일 미 법무부가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에 대해 요구한 차단 명령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당시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두 회사의 합병이 시장 경쟁을 해치고, 혁신을 방해할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T&T가 14일(현지시각) 타임워너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발표한 이미지. / AT&T 홈페이지 갈무리
미 법무부는 AT&T와 타임워너가 합병할 경우 유료 TV 가입 고객의 구독료가 인상되는 등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며 2017년 11월 합병을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 법원이 사실상 AT&T의 타임워너 인수를 승인하면서 AT&T는 법원 판결이 나온 이틀 뒤인 14일 타임워너와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했다.

만약, 미 법무부가 최종 승리할 경우 AT&T는 워너미디어로 이름을 바꾼 타임워너 사업을 분리해야 한다.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듯 AT&T 주가는 이날 1.3% 떨어졌다.

하지만 데이비드 맥아티 AT&T 고문 변호사는 "법원의 (1심) 판결은 사실에 근거한 합리적 판단이었다"며 항소에 자신감을 표했다.

◇ 반(反) 트럼프 보도 CNN이 문제?

미국 정부가 디즈니의 21세기 폭스 인수를 비교적 빨리 승인한 것을 고려하면, AT&T의 타임워너 인수를 반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즈니는 21세기 폭스 인수 발표 6개월 만에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었다. 이에 업계에선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CNN 때문에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을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AT&T가 854억달러(95조8956억6000만원)에 인수한 타임워너는 미국 3위 미디어 업체다. 타임워너는 영화 제작∙배급사 워너브러더스와 24시간 보도 채널 CNN, 유료 케이블 채널 HBO∙TNT∙TBS 등을 뒀다.

랜달 스티븐슨 AT&T 최고경영자(CEO)가 5월 IT 전문 매체 리코드가 주최한 ‘코드 2018’에서 대담하고 있는 모습. / 리코드 유튜브 채널 갈무리
앞서 미 법무부는 합병 반대 소송을 제기하기 전 두 회사의 합병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CNN 매각을 요구했다. 당시 업계에선 반(反) 트럼프 보도를 이어온 CNN을 압박하기 위해 미 법무부가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운동 기간부터 CNN을 '가짜 뉴스'의 유통지로 지목하며 불편한 시선을 드러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8월 기자회견 당시 CNN 소속 기자가 질문하자 "CNN은 가짜 뉴스"라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디즈니와 21세기 폭스 인수는 적극 지지한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017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루퍼트 머독과 통화하면서 협상을 축하했다"고 말할 정도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법무부의 항소 결정으로 21세기 폭스는 컴캐스트가 아닌 디즈니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의 21세기 폭스 핵심 사업을 524억달러(58조8399억6000만원)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최대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가 21세기 폭스 인수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변했다. 컴캐스트는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AT&T와 타임워너 인수를 사실상 승인한 다음 날인 6월 13일 21세기 폭스에 인수를 제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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