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뺀 금감원, 증선위 삼성바이오 재감리 요구 일단 수용

입력 2018.07.13 16:21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 대한 금융위원회(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증선위)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김남규 기자
금감원은 13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로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와 관련해 지난 6월부터 두 달에 걸쳐 여러 차례 회의 끝에 심사숙고해 결정한 내용에 대해 존중한다”며 “향후 고의로 판단된 위반사항에 대해 신속히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공해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투자주식의 임의 평가와 관련한 증선위 요구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금감원의 이같은 입장은 하루 전 진행한 증선위의 결정을 일단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결정에 앞서 초유의 사태에 대해 금감원 내부에서도 입장을 정리하는데 혼선을 빚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금감원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를 상대로 백브리핑을 진행하려다 취소하는 등 금융당국 간 입장을 정리하는데 혼선이 발생했다.

하루 전 금감원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를 금감원이 재감리를 해야 한다는 증선위의 결정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앞서 금감원은 증선위와 삼성바이오 등과 총 5차례의 회의를 진행하며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안건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증선위와 견해차이를 드러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감원과 금융위,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제재가 가져올 파급력에 부담을 갖고 각 부처 사이에 책임을 떠넘기려 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이 분식회계에 해당한다고 봤다. 반면, 증선위는 2015년뿐 아니라 삼성바이오 설립 직후인 2012년부터 2014년의 회계처리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금감원에 감리조치안을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증선위의 이같은 요구에 응하지 않고 4차 심의에 제출한 자료를 수정하지 않았다. 증선위의 요구가 있은 후 윤석헌 금감원장은 9일 “(금감원이) 그 부분까지 검토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우리가 들여다보는 이슈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원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차 심의에서 증선위는 금감원이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아 4차 심의까지 제출한 서류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의 콜옵션 공시 누락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분식회계는 사실상 제재 수위를 결정하지 못했다.

김용범 증선위원장은 12일 진행한 긴급브리핑에서 “4차와 5차 회의 사이에 금감원에서 추가로 안건을 제출한 것은 없다”며 “증선위는 금감원의 조치 원안이 행정처분을 최종적으로 내리기에는 미흡한 상태여서, 그 원안을 행정처분이 가능한 것으로 조치하는 것을 여러차례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법률상 감리 권한은 증선위에 있지만, 집행은 금감원에 있다. 조치안 작성도 금감원으로 돼 있다"며 “법령상 증선위와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를 제재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심의를 종결하고, 증선위가 혐의가 있다고 추가로 발견한 부분에 대해 새로운 감리를 실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키워드